바스티유 '라 트라비아타' 세대 교체

La Traviata

2018-04-16     아츠앤컬쳐
© Emilie Brouchon/Opéra National de Paris

 

[아츠앤컬쳐] 주세페 베르디가 작곡한 3막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가 또
다기 바스티유 오페라 무대에 올려져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프랑스 영화감독인 브누아 자코(Benoît Jacquot)의 무대 연출작인 이번 ‘라 트라비아타’는 2014년에 바스티유 오페라에서 새롭게 선보인 바 있다. 이후 2016년에 재공연되었으며 올해 2018년에 또다시 바스티유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려졌다.

지휘는 단 에팅거(Dan Ettinger)로 그의 기량을 여실히 발휘했다. 워낙 대중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대표적인 오페라이다 보니 관객석은 평소보다 들뜬 분위기였다. 프랑스 전설의 여배우인 카트린 드뇌브는 물론 유명 정치인과 언론인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다.

© Emilie Brouchon/Opéra National de Paris

이번 공연에서 주목된 바는 주연들의 세대교체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오페라 온라인 메거진인 포럼오페라(www.forumopera.com)는 《차세대 자리매김》이라는 제목으로 주연 성악가들에 대하여 소상히 기술하였다. 주연에 그 어떤 스타도 함께하지 않았다면서 모든 배역들은 차세대 성악가들이 참여하였으며, 그 중에는 이미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굵직한 작품들로 커리어를 확고히 한 이들도 상당수라며 오페라 비평가인 크리스티앙 피터(Christian Peter)는 놀라움을 표했다.

© Emilie Brouchon/Opéra National de Paris

주인공 비올레타 역에는 소프라노 마리나 레베카(Marina Rebeka)와 안나 네트렙코(Anna Netrebko)가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하녀 아니나 역의 이자벨 드류에(Isabelle Druet), 가스통 자작역의 줄리앙 드랑(Julien Dran), 그리고 아버지 제르몽역의 필립 루이옹(Philippe Rouillon)은 조연계의 럭셔리라며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플로라 역의 비르지니 베레즈(Virginie Verrez)와 비올레타의 주치의인 그랑빌 역의 토미슬라브라브와(Tomislav Lavoie) 또한 완벽했다는 호평이 전반적이다. 알프레도 제르몽 역의 우크라이나 출신 바리톤인 비타릴리 빌리는 이미 2005년부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오고 있으며 이미 아이다를 비롯한 여러 작품에서 파리 오페라의 무대와는 인연이 깊다. 귀족적이며 중후한 그의 음색은 그의 연기와 함께 빛났다. 합창단 또한 2막의 플로라 저택의 파티에서 화려한 무대로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스토리와 오페라의 기원을 살펴보면 ‘라 트라비아타’의 주인공 비올레타 발레리는 프랑스 사교계의 여왕이었던 실존 인물 마리 뒤플레시스를 모델로 삼은 것이다. 소설 ‘삼총사’로 유명한 뒤마 페르의 아들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는 작가로 명성을 떨치기 전에 마리 뒤플레시스의 살롱을 몇 번 드나들었는데 그만 그녀의 우아한 자태에 반하여 남몰래 연정을 불태우게 되었다. 후일 뒤마는 이때의 체험을 바탕으로 ‘동백꽃 여인(La Dame aux Camelias)’이란 소설을 발표했고, 이 작품은 희곡으로도 각색되어 파리의 연극무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베르디가 이 연극을 보게 된 것은 1852년 2월 파리에서였는데, 당시 첫 번째 부인과 사별한 채 소프라노 주세피나 스트레포니와 불안한 동거생활을 하고 있던 베르디는 자신이 처한 상황과 비슷한 두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큰 감명을 받아 이를 오페라로 만들 결심을 하게 되었다. 자신의 든든한 파트너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의 대본으로 ‘동백꽃 여인’에서 ‘라 트라비아타(길을 벗어난 여인, 방황하는 여인이란 뜻)’로 새롭게 태어난 오페라는 1853년 3월 6일 베니스의 유서 깊은 극장 라 페니체 오페라 하우스에서 역사적인 첫 공연을 갖게 되었지만 비극적 결말만큼이나 그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다고 한다.

글 | 이화행
아츠앤컬쳐 파리통신원, 파리 예술경영대 EAC 교수, 소르본느대 미술사 졸업, EAC 예술경영 및 석사 졸업
inesleear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