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토왕의 자비, 권력을 조각하다
La Clemenza di Tito
[아츠앤컬쳐] 티토왕의 자비라는 제목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모차르트의 오페라가 파리 가르니에 오페라의 관람객들을 사로잡았다. 전설적인 무대감독인 윌리 데커(Willy Decker)의 미장센은 명성만큼이나 함축적이며 강렬했다. 캐스팅에는 라몽 바르가스(Ramón Vargas), 아만다 마제스키(Amanda Majeski), 발렌티나 나포르니타(Valentina Naforni a), 스테파니 두스트락(Stéphanie d’Oustrac), 앙트와네트 데네펠드와 (Antoinette Dennefeld)와 마르코 미미카(Marko Mimica)가 참여했다.
과연 권력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혹자에게는 마치 번개를 맞는 것처럼 예기치 않게 이를 거머쥐게 되기도 하지만, 혹자는 이를 위해 무단한 노력과 준비를 하기도 한다. 혹자는 탐욕에 가까운 권력에 대한 집착으로 극단적인 행동을 취하기도 한다. 모자르트는 티토 베스파시아노(Tito Vespasiano)라는 로마제국의 황제를 소재로 인간의 권력에 대한 집착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스토리의 전개는 황제의 깊은 고독에서 시작된다. 황제는 머리 위에 거대한 왕관은 쓰고 있다. 그의 소망은 백성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것이었다. 이를 위하여 그는 정직하고 관대한 황제가 되고자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인간의 나약함과 헛점에 걸려들고 만다. 멕시코 출신의 테너인 라몽 바르가스는 이런 황제의 인간적 욕망과 고통을 막이 열리자 마자 마치 실제로 살아있는 티투스를 보듯 잘 표현했다. 현지의 비평가들은 그의 움직임, 성량, 호흡, 모든것이 분열되는 인간의 모습을 여실히 표현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극은 권력과 용서에 초점을 두고 전개된다.
1997년 가르니에 오페라의 무대연출을 맡았던 윌리 데커의 미장센은 찬사를 머금케 한다. 주인공들의 인간적 나약함과 변덕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하여 그는 석재료를 선택했다. 이는 조각이 가능하다는 재료적 특성과 더불어 시간속에서 비바람에 깍여서 경우에 따라서는 흉물로 남기도 하는 이중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번 연출은 시간을 초월한 섬세한 무대라는 격찬을 받았다. 티투스라는 인물의 성격은 시대를 초월한 인간의 권력에 대한 집착과 나약함을 담고 있다. 전체적으로 흰색 대리석으로 꾸며진 무대는 각기 다른 인물들의 성격과 그들의 의상과 분장을 더욱 돋보이게 하였다. 마치 대리석 무대는 하얀 캔버스를 연상시킬 정도로 그 위에서 연주하는 인물에 집중할 수 있었다. 더불어 의상의 색상은 모두 색상들이 지닌 의미와 심볼을 통해 선택되었다. 예를 들어 회색이 지닌 애매함과 중립성을 들 수 있다. 또한 전체적으로 흑백색이 많이 사용되었는데 헤어연출과 더불어 고딕양식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참고로 이 티토왕의 자비(La Clemenza di Tito)는 이도메네오 이후 오페라 부파/징슈필에 몰두하던 모차르트가 모처럼 작곡한 오페라 세리아로서 일종의 외전(外傳)격에 속하는 작품이며, 한참 마술피리를 작곡하는 도중에 신성로마제국의황제 요제프 2세가 사망하고 보헤미아 왕인 레오폴트 2세가 황제 자리를 계승했는데, 모차르트는 프라하에서 열릴 그의 대관식을 축하할 오페라작품을 급하게 위촉받아 단 3주만에 작곡을 완성해야만 했다고 한다.
글 | 이화행
아츠앤컬쳐 파리통신원, 파리 예술경영대 EAC 교수
소르본느대 미술사 졸업, EAC 예술경영 및 석사 졸업
inesleear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