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설녀
The Snow maiden Snegourotchka
[아츠앤컬쳐] ‘설녀(The Snow Maiden)’는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Nikolai Rimsky-Korsakov, 1844~1908)가 작곡한 4막의 19세기 러시아 오페라이다. ‘설녀’는 처음에는 연극의 대본으로 탄생으로 쓰여졌다. 어린이 동화로 자칫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인간의 희노애락을 열정과 갈등 구도로 농도 깊게 다룬 오페라라고 연출가 디미트리 체르니아코프(Dimitri Tcherniakov)는 소개하였다.
알렉산더 오스트로브스키(Alexander Ostrovsky)가 1873년에 집필하고 차이코프스키(Tchaikovsky)가 부대음악을 작곡한 것이 기초가 되었다. 러시아의 특정 설화를 기원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의 민속문화와 다양한 이야기들을 영감으로 극화되었다. 몇 년이 지난 후 이를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가 이를 오페라로 재탄생시키고자 하였다. 그렇게 시작된 ‘설녀’는 니콜라이의 세 번째 오페라로 1889년과 1881년 사이에 작곡되었다. 이듬해인 1882년 1월 29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Mariinsky Theatre)에서 에두아르 나프라브니크(Eduard Nápravník)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파리에서는 1908년에 오페라 코미크 극장에서 프랑스어 버젼으로 초연되었다. 그리고 1929년을 마지막으로 그동안 프랑스 무대에서 볼 수 없었다. 오랜 공백을 깨고 2017년에 거의 한 세기 만에 올려진 ‘설녀’이기에 이번 무대는 더욱 뜻깊었다. 또한 이번을 계기로 파리 국립오페라의 레퍼토리로 채택되었다. 프랑스의 저명한 일간지 르몽드(Le Monde)에 따르면 1929년 이후 정말 오랫동안 기다려왔다며 이런 표현을 했다. “마침내 리스너 시대의 포근한 기후로 ‘설녀’가 알에서 부화되었다.”며 파리 국립오페라에 2012년 취임한 스태판 리스너(Stéphane Lissener) 사장에 공을 돌렸다.
니콜라이 안드레예비치 림스키-코르사코프(Николай Андреевич Римский-Корсаков)는 밀리 발라키레프, 모데스트 무소륵스키, 알렉산드르 보로딘, 체자르 큐러시아와 함께 5인조 국민악파 작곡가 중 한 사람이다. 그들은 서양음악의 영향에서 벗어나 러시아 고유의 문화적 정체성을 지닌 음악을 작곡하기로 1860년대에 결성되었다. 이에 러시아 민속문화, 러시아 정교도 성가, 신화에서 영감을 얻어 러시아 언어로 작곡하였다.
한편, 림스키코르사코프는 1871년에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의 관현악법과 작곡 교수가 되었다. 그가 배출한 제자로는 알렉산드르 글라주노프,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이고리 스트라빈스키 등이 있다. ‘설녀’의 부제는 ‘봄의 요정 이야기(A Spring Fairy Tale)’인데 19세기 러시아 농부들의 축제를 기원으로 창작된 것이다. 이는 후에 이고리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에도 많은 영감이 되었다.
이번 파리 국립오페라 무대의 러시아 소프라노 아이다 가리풀리나(Aida Garifullina)가 설녀로 분했다. 그녀의 섬세한 고음에 감격한 관객석은 박수로 열광했다. 지휘자의 사인으로 박수소리가 멈출 정도였다. 프랑스 음악전문매거진에서는 아직 서른도 안 된 젊은 소프라노라며 완벽한 성량 조절, 정확한 발음, 풍부한 감정연기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글 | 이화행
아츠앤컬쳐 파리통신원, 파리 예술경영대 EAC 교수, 소르본느대 미술사 졸업, EAC 예술경영 및 석사 졸업
inesleear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