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땅, 카자흐스탄으로의 초대 챠른계곡을 가다!
[아츠앤컬쳐]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의 거인’이라 불린다. 카자흐스탄의 영토는 한반도의 12배 정도나 되는 광활한 크기로, 지역마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풍경들이 많다. 그중에 카자흐스탄을 대표하는 곳으로 챠른계곡 국립공원(Charyn canyon national park, 2004.2.23 국립공원으로 지정)이 있다. 챠른계곡은 알마티로부터 북동쪽으로 약 200km 떨어져 있다.
이곳은 약 3만 년 전에 형성된 지형으로 챠른강 급류의 침식작용과 오랜 풍화작용으로 인해 생긴 계곡인데,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Grand Canyon)과 유사하다고 하여 ‘미니 그랜드 캐니언’으로 불린다. 이곳에는 세계 희귀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빙하시대부터 관목의 일종인 물푸레나무(Ash Tree)도 자생하고 있다. ‘챠른 계곡’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웅장한 계곡은 성들의 계곡(Valley of Castles), 또는 붉은 계곡(Red Canyon)으로 불리는 돌리나 잠코프(Dolina Zamkov) 계곡이다. 붉은 계곡이라 불리는 이유는 이곳 바위들의 성분이 붉은 사암(Red sandstone)이기 때문이다. 돌리나 잠코프 계곡은 챠른강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총 길이는 약 2km이고, 계곡의 높이는 100~300m에 달한다.
계곡에서 챠른강 방향으로 트래킹하면서 보는 각도에 따라 동물, 사람 등 기이한 바위 모양에 감탄을 하게 된다. 위에서 금방이라도 굴러떨어질 것만 같은 기암괴석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걷는 내내 지루할틈이 없다. 성들의 협곡을 가장 효과적으로 여행하는 방법은 먼저 계곡 아래에서 걷기와 계곡 위에서 걷기를 한번씩 병행하는 게 좋다. 대부분 계곡 아래에서만 걷는 경우가 많은데 아래에서 위로 계곡을 올려다보면서 걸을 때와, 반대로 위에서 계곡을 내려다보면서 걸을 때의 뷰(View)자체가 아주 색다르다.
챠른강가에서는 간단한 취사도 허용된다. 현지인들은 이곳에서 샤슬릭 구이 도구인 망갈과 쌉사울나무를 준비하여 샤슬릭(양꼬치구이) 요리를 해 먹는다. 샤슬릭을 비롯하여 집 거실에 사용하는 양탄자(카뵤르)를 깔고, 카자흐스탄 사람들의 주식인 납작한 빵(리뾰쉬까), 차이(녹차 또는 홍차), 기타 음식 등을 푸짐하게 준비하여 하루 종일 먹고 논다. 여행 적기는 4~6월과 9~10월 사이가 가장 좋다. 7월과 8월 한여름은 너무 덥기 때문에 이 시기는 피해서 여행하길 권한다. 겨울에는 여행객도 거의 오지 않고, 눈이 많이 내리는 경우도 있지만, 겨울 챠른계곡 만의 독특하고, 고독한 풍경을 느낄
수 있다.
챠른강의 전체 길이는 약 154km정도 되는데, 강을 따라 철의 계곡, 작은아가미협곡 등 여러 협곡들이 존재한다. 그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웅장한 협곡은 작은 아가미협곡인데, 성들의 계곡(돌리나 잠코프)에서 케겐(Kegen)방향으로 국도를 따라 40분 정도 더 가야 한다. 작은 아가미 협곡으로 불리는 이유는 협곡의 모양이 마치 물고기의 아가미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은 유명하고 인기 많은 성들의 협곡에 비해 덜 알려져 있지만, 사진작가나 오지여행가를 중심으로 조금씩 외부에 알려지고 있다.
협곡 주변은 전형적인 카자흐스탄의 스텝 기후형 평야지대이다. 목축하기 딱 좋은 환경이라, 여행 중에 쉽게 목동과 양떼를 만날 수 있다. 작은 아가미 협곡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겨울에 가야 한다. 협곡을 따라 눈이 녹은 부분과 눈이 쌓여 있는 부분이 황량하기 그지없는 대지 위에 마치 추상화를 그려놓은 듯이 보인다. 협곡 사이에는 길이 없어 트래킹하기는 힘들지만 협곡 상단부분은 사람이 다닐 정도의 길이 나 있고, 협곡 간에 이어져 있어 성들의 협곡보다 더 아기자기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최소한 2박3일정도의 시간을 내어 챠른계곡(돌리나 잠코프, 작은아가미협곡)과 콜사이호수를 같이 여행하는 것이 좋다. 카자흐스탄의 대표적인 국립공원 ‘차른계곡’은 누구나 잊지 못할 매력적인 곳이다.
글·사진 | 조정국
카자흐스탄 주재원으로근무하는 동안 중앙아시아의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에 담았고, 현재는 KB국민은행에 근무하며 오지여행 전문가겸 사진가로 활동하고있다. 잡지 기고 및 중앙아시아 가이드북&사진집을 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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