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로 Ravello

아말피의 보석

2017-05-10     아츠앤컬쳐
빌라 루폴로에서 내려다 보이는 라벨로를 대표하는 파노라마

[아츠앤컬쳐] 바다와 접한 아말피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마을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을 뽑으라면 필자에겐 지난 3월호에 소개했던 포지타노(Positano) 마을이다. 이번에 소개할 라벨로(Ravello) 마을도 아말피 해안을 따라 병풍처럼 형성된 산 절벽 위의 수많은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이다. 특히 이 절벽 위의 마을들은 아말피 해안선을 위에서 전체적으로 내려다 볼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바닷가에 접한 해안마을에서는 볼 수 없는 장엄한 광경을 만날 수 있다.

라벨로 마을에서 내려다 보는 아말피 해안선

포지타노와 마찬가지로 살레르노(Salerno)현 소속의 라벨로 마을은 인구 2천5백 명이 사는 산 절벽 중턱의 작은 마을이지만 관광 마을로서 라벨로 마을이 이탈리아에 끼치는 영향은 실로 큰 것이며 특히 예술문화에 대한 남다른 강한 애착과 축복받은 자연경관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그 압도적인 라벨로만의 독자적인 풍요로움은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강점으로 작용한다.

라벨로 중심가

라벨로의 명성은 이탈리아 문화예술인들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유명 문화예술인들에게도 크게 알려져 독일인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를 시작으로 주세페 베르디, 버지니아 울프, 그레타 가르보, 잉글리드 버그만, 폴 뉴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세계적인 저명인사들이 이 마을을 방문하며 라벨로의 가치는 더욱 확고해졌다.

수많은 저명 음악 예술인들이 거쳐간빌라 루폴로 내부 야외 콘서트장

특히 1953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빌라 루폴로(Villa Rufolo)에서의 Ravello Festival은 작곡가 바그너에게 바쳐진 수준 높은 음악축제로 클래식 음악뿐 아니라 무용, 영화, 문학 등 전 예술문화에 걸쳐 전 세계 유명 예술인들이 초대되어 펼쳐지는 라벨로의 자부심이다.

라벨로 두오모 광장

눈 앞에 펼쳐진 장엄한 아말피 해안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빌라 루폴로 정원에 꾸며진 무대는 예술축제의 분위기를 극대화하여 비현실적인 환상의 무대로 관객들을 홀리기에 완벽한 환경이다.

빌라 침브로네 정원

루폴로 저택과 더불어 빌라 침부로네(Villa Cimbrone) 저택 정원에서 내려다보이는 아찔한 절벽 아래 아말피 해안도 놓칠 수 없는 경관이다. 고대 로마 양식과 바로코 양
식을 혼합시켜 11세기에 건축된 흰색의 심플한 마리아 아쑨타(Maria Assunta) 교회는 산을 배경으로 유럽풍의 세련된 감각으로 완성된 라벨로 두오모 광장을 더욱 빛나게
한다. 또한, 예술을 소중히 여기는 마을답게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구석구석 잘 가꾸어진 마을 정경은 머무는 이로 하여금 참 행복한 여행지로 오래도록 기억하게 만든다.

빌라 침브로네 정원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라벨로에선 다른 아말피 해안 마을들에 비해 남부 고유의 잘 발달된 음식문화를 쉽게 접할 수 없고, 대부분의 식당들은 수많은 관광객을 상대로 그저 그런 퓨전 같은 이탈리아 음식을 선보이는 실망을 준다는 점이다. 하지만 라벨로 마을이 선보이는 다른 여러 훌륭함 때문에 레스토랑에 대한 실망은 그리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글·사진 | 김보연
아츠앤컬쳐 밀라노특파원, 日本女子大學 卒業, 문화 칼럼니스트
lavitaj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