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펠레그리노 테르메 San Pellegrino Terme
천연 탄산수 마을
[아츠앤컬쳐] 한국을 비롯 전 세계적으로 마시는 물로 유명한 산 펠레그리노(S. Pellegrino) 물은 이태리 북부 베르가모(Bergamo) 도시의 한 관할 구역 마을인 산 펠레그리노 테르메(San Pellegrino Terme) 지역에서 나오는 퀄리티 높은 물이다. 인구 5천 명의 이 작은 마을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 마을 아쿠아(Acqua)도 궁금하지만 이와 같은 물이 나오는 산 펠레그리노 테르메 마을 모습에 솔직히 더 흥미가 간다.
알프스 산맥들로 유명한 스위스 국경과 근접해 있는 지형적 관계로 산 펠레그리노 테르메 마을은 프레알피(Prealpi) 산맥들에 둘러싸여 남북으로 길게 뻗은 브렘보(Brembo) 강을 중심으로 해발 358미터에 자리잡은 산속 마을이다. 산과 강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마을에 효능 좋은 온천이 있고 맛 좋은 물이 나오니 여행지로도 많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 한때는 카지노와 특급 대형 호텔이 성황을 이루어 운영될 정도로 관심받는 마을 중 하나였다.
그 전성기 시대만큼은 아닐지라도 여전히 알프스 산맥 700미터 깊이에서 칼슘과 마그네슘 등 중요 미네랄 성분을 풍부하게 함유한 천연 탄산수가 전 세계에 보급되고 더 나아가서는 작년에 새롭게 오픈한 현대식 고급 대형 스파 온천장이 크게 성공을 거두면서 산 펠레그리노 테르메 마을은 요즘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산 펠레그리노 테르메 마을을 방문하면서 꼭 봐야 할 이 마을 중요 건축물 세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지역 구청 관리하에 있는 일 카지노(Il Casino). 1904년에 건축가 로몰로 스콰드렐리(Romolo Squadrelli)에 의해 3년 만에 지어져 1907년 7월에 개장한 이 카지노 건물은 카지노 게임장으로서뿐만 아니라 각종 문화 예술 공연장 및 전시장, 축제장, 회의장으로서 크고 작은 마을 행사의 중심이었다. 카지노장은 경영상의 문제로 10년 뒤인 1917년에 폐쇄되었지만 지금도 각종 미팅 및 결혼식장으로 이 마을의 중요 행사를 담당하고 있다.
건물 위 양쪽으로 우뚝 솟은 웅장한 두 탑이 인상적인 아르누보 건축 양식의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는 일 카지노 건축물은 두 탑 기둥과 건물 테두리에 겨자색과 고풍스러운 적색을 가미하고 섬세한 부조와 철공예 조각 작품들을 더하면서 더욱 우아하고 기품있는 건축물로 완성되었다. 또한,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위치하고 있어 유유히 흐르는 브렘보 강과 또 하나의 역사를 자랑하는 일 그란데 호텔(Il Grande Hotel)의 아름다움을 전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앞서 말한 일 그란데 호텔(Il Grande Hotel)도 산 펠레그리노 테르메 마을을 대표하는 역사 건축물 중에 하나로 마을 중심을 정면으로 바라다보며 브렘보 강 건너편에 위엄있게 자리 잡고 있다. 일 그란데 호텔도 아르누보 건축 양식으로 1905년에 지어진 화려한 대형 호텔로 엘리베이터를 비롯 전기등, 300개 전체 객실 방의 전화 시설 등 당시로써는 최신 시설을 갖춘 상류 사회 사람들을 위한 호텔로 탄생되었다.
유럽의 로열패밀리는 물론 정치, 경제, 문학, 영화계의 중요 인물들이 이 호텔에서 숙박하며 산 펠레그리노의 풍요로운 평온함을 즐겼었다. 안타깝게도 이런 전성기 시대는 1979년을 끝으로 막을 내리고 잠시 몇 년 동안 예술작품 경매장으로 사용되다가결국 문을 닫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폐쇄된 상태로 역사 스토리를 그대로 끌어안은 체 브렘보 강을 변함없이 내려다보고 있다.
요즘 산 펠레그리노 테르메 마을이 이태리 사람들에게 다시금 뜨겁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이유인즉슨 바로 작년 12월에 새롭게 오픈한 QC 산 펠레그리노 온천장(QC Terme San Pellegrino) 때문이다. 원래 1900년대 초반부터 존재한 이 지역 온천장은 그 당시에도 이태리에서 앞서가는 최신 시설로 효능 좋기로 소문난 온천물과 더불어 큰 호황을 누렸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흐르며 온천장 시설이 낙후되어 가고 이태리 전국 곳곳에 새로운 온천 스파가 생기면서 온천 여행지로서 점점 뒤처지는 현상이 나타난 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다행히 몇 년 전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해 현대적인 최신 시설에 격조 높은 우아함과 화려함을 갖춘 산 펠레그리노 온천장이 새롭게 재탄생해 마을이 다시 활기를 띠게 된 건 참 바람직한 현상이다.
글·사진 | 김보연
아츠앤컬쳐 밀라노특파원, 日本女子大學 卒業, 문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