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디 시카고 ‘디너파티 Dinner Party
[아츠앤컬쳐] 여성의 인체에 대한 주제를 직접적으로 다룬 미술작품은 여성 인권을 향한 의식 고양이나 정치적 행동주의에 고무된 여성 미술가들이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에 제작한 작품에서 명백하고 극적으로 표현화하였다. 초창기 페미니스트 작가들은 여성의 경험과 감정, 꿈, 목표를 표현하였다. 여성의 성적 욕망은 여성의 역사와 여성의 영성을 비롯해 교육이나 직업, 수입에서 동등한 권리를 주장하는 행동주의의 쟁점과 더불어 페미니스트 작가들이 처음부터 표방한 주요 주제 중 하나였다.
1세대 페미니스트 작가들은 회화, 조각, 사진, 비디오, 설치, 퍼포먼스 등 매체를 아우르며 해방된 섹슈얼리티를 탐색했다. 여성의 성적인 측면이 오랜 시간 억압되고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초기의 작가들은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주제로 삼기 위해 일종의 충격요법을 사용하였고 여태까지 사적인 영역으로 남아있던 여성의 성욕을 선동적으로 공공연히 드러냄으로써 종종 기존의 경계를 넘어섰던 것이다.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Brooklyn Museum)에 상설 전시되어 있는 주디 시카고의 합동 설치 <디너파티(Dinner Party)>(1974~1978)는 미술사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디너파티>의 도상(그중에서도 특히 접시 위에 놓인 여성 성기 모형)은 서구 남성들이 부여한 정형화된 이미지에서 여성의 몸을 구출하기 위한 날카로운 호소였다. 이 작품은 남성의 관음증에 저항하고 여성의 지각에 기초한 여성적 섹슈얼리티를 주장하기 위한 전략으로 되풀이해서 이용되었다.
1980년대 페미니스트들은 몸에 직접적으로 결부된 정치적 쟁점들에 계속해서 참여하였다. 신디 셔먼과 바버라 크루거와 같은 작가들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대상화되고 정형화된 신체의 재현이 가지는 이데올로기적 이념을 파괴하였다. 바버라 크루거는 1989년 한 작품에서 “너의 몸은 전쟁터다(Your body is a battleground).”라고 선언했다. 이는 토머스 래커(Thomas Laqueur)가 언급했듯 몸이 성적인 표현을 포함해서 “우리 시대의 가장 정치적인 영역 중 하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몸 위에서 벌어지는 문화전쟁은 대중매체에서, 거리에서, 정부기관에서, 그리고 전 세계의 주거지에서 행해지고 있다. 사회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몸매와 치수, 연령, 피부색에 대한 관습, 특수한 형태의 성적 표현에 대한 금기, 무엇이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형성하는지에 대한 태도, 병자와 죽어가는 사람에 대한 의료적 결정의 도덕적이고 법적인 결과, 마지막으로 죄수나 환자 혹은 기타 시설에 수용된 사람들에 대한 처우를 지배하는 규칙이 그것이다.
몸을 둘러싼 전투는 결국 “누가 몸을 통제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우리가 몸을 어떻게 볼 것인지, 언제 볼 것인지, 왜 보는지 또, 우리가 몸을 보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누구인가? 하는 질문을 던져보게 한다.
<테마 현대미술 노트>를 읽으며, 온 세상을 들썩이게 하고 있는 윤창중 전 대변인 사건을 겪으며 또 과거에 성 상납에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한 고 장자연 사건을 떠올리며 왜 미국의 페미니스트 작가들이 등장하게 되었는지 그들이 처절하게 외치고 있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글 | 장신정
아츠앤컬쳐 뉴욕특파원, 전시 & 프로그램 기획, NYU 예술경영석사. 전 MoMA P.S.1. 전시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