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민

2020-05-19     아츠앤컬쳐
I love you

사람이 생명을 다하고 신을 대면하게 되면 신은 영혼에게 두 가지를 묻는다고 한다. “살면서 행복하였던가? 살면서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었는가?” 아마도 우리의 삶에서 행복이 가장 중요한 의미이기에 시작되었을 듯한 말이다. 요즘 강남 테헤란로에 ‘굿모닝’이라는 걸어가는 남자의 대형 조각과 로데오거리에 하트를 든 여자의 조각, 지하철 상동역에 앉아 휴식하는 여성을 사진 찍고 있는 ‘찰칵(400x400x1350cm, 2012)’ 등 김경민의 작품이 서 있다.

다른 세상을 향해

이처럼 시내 곳곳에서 공공미술로 쉽게 그녀의 구상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브론즈에 아크릴로 색을 입히고 우레탄 열처리 도장한 작품들은 늘씬하다 못해 마르고 길다란 인물에 마술 같은 커다란 신발을 신고 있다. 길을 다니며 보게 되는 그녀의 작품들은 재미있고 에너지 넘치며 행복한 마법을 부리는 듯하다. 경쾌함과 사랑, 희망으로 가득 차 초긍정의 행복 바이러스를 뿌리고 있는 것이다. 하늘을 바라보며 미소 띤 얼굴에 역동적이면서도 한편 섬세한 작품은 호기심 가득한 감성과 희망으로 우리의 마음을 채운다. 우연히 작품을 스치게 되는 순간조차 유머와 즐거움을 갖게 하며 현대인의 상처와 고통을 신비로운 새봄 연두빛 새싹과 같은 풋풋함으로, 산뜻한 사랑으로, “괜찮아, 좋아, 원더풀이야~.”하며 따뜻하게 치유한다.

집으로Ⅱ 75x25x57cm acrylic on bronze 2015

1997년 IMF 당시 김경민의 ‘귀가(60x50x180cm, Acrylic on F.R.P, 1994)’ 작품에서 지하철 손잡이에 체중을 싣고 바닥을 응시하는 지친 아버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 2008년부터 현재까지는 가족의 일상이 행복한 조각작품으로 나타난다. “더 나은 현실을 꿈꾸는 욕심을 넘어서고 싶다.”는 작가의 바람은 현실에 충만하며 감사하는 행복감을 표현한다. 작품을 잠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귀중함을 우리에게 느끼게 하는 매우 특별한 값지고 아름다운 감성이다.

“제 철학은 제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만화처럼 느끼고 행복해하길 바라는 것입니다.” 시골에서 올라와 대학 시절 처음으로 전시장에서 접하게 된 작품들이 이해하기가 너무 어려웠다는 작가는 보는 순간 웃음을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하루빨리 코로나바이러스 시대가 끝을 맺고, 희망 가득한 몸짓에 사랑과 유머가 가득한 그녀의 작품이 널리 퍼져나가길 기대한다.

글 | 임정욱
작가, 대진대 겸임교수, 핑크갤러리 관장
jgracer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