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 초소책방 - 더숲

2021-03-01     아츠앤컬쳐

 

[아츠앤컬쳐] 지난 2월 2일, 2020년 11월에 인왕산 초소 자리에 북카페 ‘더숲’ 2호점을 오픈한 노원 ‘더숲’의 탁무권 대표를 만났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인왕산 초소카페 ‘더숲’을 열게 된 얘기를 듣고 2월3일에 직접 방문을 했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내려 마을버스(종로09)를 타고 오랜만에 수성동계곡 종점에 내려 산책길을 따라 찾아간 초소카페는 그리 멀지 않았다. 남산타워가 바라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라서 그런지 손님들이 많았다. 인왕산 둘레길을 산책하는 사람들과 일부러 자동차로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다(주차는 6대 정도 가능).

카페는 인왕산 중턱에 청와대 방호 목적으로 건축되어 50년 넘게 경찰 초소로 이용해온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이기에 ‘초소’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고, 시민들이 소통하며 사색하는 쉼터로 자리잡고자 ‘책방’으로 꾸몄다고 한다. ‘더숲’이 뒤에 붙은 이유는 2017년 노원에 만들어진 복합문화공간 ‘더숲’이 이곳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초소책방에서는 커피와 케익을 즐기며 책을 읽을 수 있다. 원래 음식점 허가를 내서 운영을 하려고 했지만 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아서 북카페로 운영하고 있다. 초소책방에는 기존 경찰초소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초소는 1968년 김신조 사건 이후에 세워졌는데, 벽돌로 된 초소 외벽의 일부가 남겨져 있고, 초소의 철제 출입문 2개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초소의 난방용 보일러를 위한 기름탱크도 초소책방 옆에 조각물처럼 놓여있다.

공공건축가 이충기(서울시립대 교수)가 참여한 이 건물은 어디든 안과 밖이 서로 통하는 유리로 되어 있으며, 사방에 드나들 수 있는 문이 있다. 이곳은 카페와 책방을 가진 조용한 쉼터이면서 동시에 다양한 문화적 기능을 가지는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한다. 앞으로 미술 작품이 전시되는 갤러리도 운영하고, 2층에서는 소규모 모임의 공간으로 문화 이벤트를 기획할 예정이라고 한다.

글 | 전동수 발행인
음악평론가, 코러스나우 예술감독, ITALIAN FILM & ART FESTIVAL 고문을 맡고 있고 서울그랜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총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