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셰그라드 그룹
[아츠앤컬쳐] 비셰그라드 그룹(약칭 V4)은 체코,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4개 국가로 구성된 지역 협력체이다. 1991년 2월 15일에 폴란드 대통령 레흐 바웬사(Lech Wałęsa), 체코슬로바키아 대통령 바츨라프 하벨(Václav Havel), 헝가리 대통령 언털 요제프(József Antall)가 설립 문서에 서명하면서 이 협의체가 창설되었다. 이름은 헝가리의 도시 ‘비셰그라드’를 따라 지었으며 중부 유럽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기 위한 협력 플랫폼이다.
처음 설립된 주요 목적은 V4국가들의 EU와 NATO 가입이었다. 당시 전환기였던 사회적 배경 때문에 소비에트 위성국이었던 세 개의 국가는 공산주의 체제 하에 핍박을 받고 있었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EU와 NATO 가입이 필요했고, 세 국가는 상호 활동을 조율하고 지원하며 긴밀하게 협력하였다. 이후 모든 V4국가들이 EU와 NATO에 가입함으로써 큰 과제는 종결되었지만, 이후에도 유럽 전역에 민주적 가치를 확산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오고 있다.
1993년에 체코슬로바키아가 체코공화국과 슬로바키아공화국으로 분리되면서 세 국가로 시작되었던 V4는 현재 4개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든 회원국이 1년씩 돌아가며 순서대로 의장직을 맡는데, 올해는 폴란드가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맡고 있다. 의장국 폴란드는 ‘제자리로 돌아가다(BACK ON TRACK)’라는 모토로 V4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례없는 V4국가들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의지를 담은 모토다. 현재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물론 팬데믹 이후의 재건까지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회원국 모두가 한국과 30년 이상 외교관계를 이어오며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또한 V4 국가들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국내에서도 열리는데, 대표적인 예로 상호 문화 교류를 증진하고 V4 국가들의 문화를 한국 사람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2015년에 열린 “비셰그라드 뮤직 페스티벌”이 있다. 2019년에는 1989년 중부 유럽 정변을 주제로 한 V4국가의 합작 사진전이 있었다. 이처럼 다양한 행사를 통해 한국 국민들에게 V4를 소개하고 있다.
V4 국가들은 정치 분야뿐만 아니라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각국의 이익을 위해 협력한다. 매우 중요한 유럽지역협의체로서 현재까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체코 흘루보카 나트 블타보우 성
흘루보카 나트 블타보우 성은 체코 남부 보헤미아에 위치한 매력적인 정원을 가진 로맨틱한 성으로 체코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성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원래는 13세기 중반, 보헤미안 왕국을 지키는 성으로 세워졌다. 그 후 1661년, 슈바르첸베르크 가문이 소유하게 되었고, 1838년 슈바르첸베르크의 왕자 얀 아돌프 2세와 아내인 엘레오노라 공주가 중요하고 부유한 가문의 대표로서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 대관식에 참석했다가 영감을 받아, 정원과 주변 경관을 포함한 성의 부지를 지금의 고유한 외관으로 꾸미게 되었다. 즉, 고딕 양식이었던 흘루보카 성은 16세기 르네상스 양식에서 18세기 초 바로크 양식으로 재건되며 19세기 중반까지 그 모습을 유지하다 윈저 성의 영향을 받아 낭만적인 외관의 네오고딕 양식으로 재건된 것이다.
화려하고도 우아한 인테리어를 비롯해 침실, 서재, 크고 작은 다이닝룸, 예배당, 스위트룸을 포함해 약 140개의 룸과 11개의 탑이 있는 흘루보카 캐슬은 다양한 투어를 제공하고 있다. 최상급의 목재와 나무 조각으로 아름답게 장식된 성 내부의 벽과 천장, 크리스털 샹들리에, 16세기-18세기 유럽 거장의 그림 컬렉션, 스테인드글라스, 델프트산 도자기, 브뤼셀산 태피스트리 컬렉션,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와인 잔 그리고 슈바르첸베르크 가문의 가장 중요한 인물들을 묘사하고 있는 벽의 초상화 등 가치 있는 유물과 컬렉션들을 투어를 통해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약 10,723권의 책을 소장한 도서관은 19세기의 고급 가구와 인테리어를 간직하고 있어 무척이나 흥미롭다. 풍부한 무기 컬렉션 또한 인상적이다. 성의 지하에는 20세기 초의 개인용 및 식사용 엘리베이터가 있는 주방이 자리 잡고 있다.
체코관광청에 따르면, 현재 결혼식을 위한 가장 인기 있는 장소 중 하나로서 아름다운 조경의 광활한 정원은 웨딩사진을 촬영하기에도 좋다고 한다.
헝가리 비셰그라드 성
비셰그라드는 헝가리 북부, 다뉴브강 연안에 위치한 역사가 깊은 도시이다. 도시의 가장 높은 언덕에 중세시대 성채의 비셰그라드 성은 상부성과 하부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3세기 중반 몽골의 침략 이후 벨라 4세가 재건에 나섰고, 14세기에 성벽과 건물이 증축되었다.
1325년 카로이 로베르트왕은 비셰그라드를 헝가리의 수도로 정하고 상부성 남쪽 다뉴브강 가까이에 왕궁을 세웠고, 14세기 후반에 아들인 러요시 왕이 확장했으며, 15세기 말 마차시 왕이 성 내부를 새로 꾸몄다. 특히 이탈리아 출신의 베아트릭스 왕비의 영향으로 당시 이탈리아 르네상스건축양식이 왕궁 장식에 이용되었는데, 이는 이탈리아 이외의 유럽에서는 최초였으며 16세기에 비셰그라드는 세계적인 도시의 반열에 올랐다. 왕실의 신성한 왕관과 대관식 보석들이 수세기 동안 보관되어왔고, 현재는 성안에 이 왕관의 복제본이 전시되어 있다.
오스만투르크에 의해 성은 크게 파괴되고 1544년 왕궁이 폐허가 되었다. 도시가 파괴되고 인구 재충전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1870년대에 성의 복원을 시도하여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복원된 왕궁은 대중에게 공개되어 있고 성의 역사와 내부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중세무기전시관과 사냥 문화에 대한 전시, 중세의 전쟁을 재현하는 공연이 열려 방문객들에게 중세로의 시간 여행을 선사한다.
성의 역사적 문화적 중요성만큼이나 방문자를 사로잡는 것은 성 위에서 내려다보는 파노라마이다. 성에 올라 이른바 도나우벤트라고 불리는 다뉴브강 연안을 내려다보는 광경은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다. 고풍스러운 중세의 모습부터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까지 품고 있는 도시와 성에서 과거와 현재의 연결을 느끼며 거닐어 볼 것을 권한다.
폴란드 바벨 성
바벨 성은 바벨 언덕과 함께 폴란드에서 역사적, 문화적으로 가장 큰 의미를 가지는 장소 중 하나이다. 수 세기에 걸친 왕의 거처이자 폴란드의 국가적 상징이기도 한 바벨 성은 그림, 삽화, 조각, 직물, 금 세공품, 전쟁 물품 그리고 도자기와 가구의 귀중한 컬렉션을 소장하며 1930년에 폴란드에서 가장 중요한 박물관 중 하나가 되었다.
전시관에서는 지그문트 아우구스트의 유명한 태피스트리와 란츠코로인스키 컬렉션의 경이로운 이탈리아 르네상스 그림이 전시되며, 바벨의 동양 미술품 컬렉션은 유럽에서 가장 크고 훌륭한 텐트 컬렉션을 포함한다. 성의 컬렉션은 16세기와 17세기 왕의 거주지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몇몇 상설 전시에서 선보인다. 이들 전시회는 각각 따로 방문해야 한다. 봄부터 초가을까지 방문객들은 ‘용의 동굴’로 내려갈 수 있고, ‘산도미에르스카 탑’의 가장 높은 층까지 올라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이드와 함께 야외 투어를 하며 바벨 언덕의 역사와 재건된 정원을 만날 수 있다.
상설 전시 “동양의 예술 - 터키의 천막들” 또한 관람객들의 흥미를 끌 것이다. 이 전시회의 백미는 얀 3세 소비에스키 지휘 하의 유럽 연합군이 카라 무스타파가 이끄는 터키 군대에 맞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비엔나 전투(1683년 9월 12일)와 관련된 트로피와 기념비이다. 극동의 도자기 컬렉션은 멀고 이국적인 나라, 즉 중국과 일본이 18세기 유럽을 매혹시켰다는 증거이다. 이 전시회는 성의 1층과 2층에서 열린다.
슬로바키아 보이니체 성
보이니체 성은 슬로바키아에서 최고(崔古)의 중요한 기념비적 건축물 중 하나이다. 슬로바키아에서 매년 수십만 명의 방문객이 가장 많이 찾는 성 중 하나이며, 동화 및 판타지 영화의 인기 촬영지이기도 하다. 보이니체 성은 1970년 국가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보이니체 성은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우거진 공원에 둘러싸여 있고 공원에는 슬로바키아에서 가장 오래되고 방문객이 가장 많기로 유명한 보이니체 동물원이 있다.
1113년 조보르 수도원의 문서에서 이 성의 존재가 처음으로 언급되었다. 보이니체 성은 원래 목조로 된 성이었으며, 오래된 요새에서 진화된 형태였다. 오늘날 보이니체 성은 원래의 고딕양식과 르네상스 양식의 기반이 부분적으로 보존되어 낭만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이 성은 루아르 강 계곡의 프랑스식 고딕양식의 성들, 아비뇽의 교황궁, 고딕양식의 티롤리안 성들, 초기 르네상스 양식 이탈리아 건축에서 영감을 받아 재건되었다.
1950년부터 보이니체 성은 슬로바키아 국립박물관에 포함되었다. 국가적으로 주요한 작품 중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는 14세기 중반 피렌체의 유명 예술가 나르도 디 시오네 오르타냐의 후기 고딕양식의 보이니체 제단이 있다.
보이니체 성에서는 일년 내내 수많은 행사와 축제가 열리는데, 그 중 가장 인기인 것은 발렌타인 데이 행사, 국제 어린이날 축제, 동화 속에서 나온 듯한 성 축제, 중세를 테마로 한 기사의 날 축제, 국제 유령·괴물 축제, 산타클로스와 크리스마스 축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