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후 클럽’에 가입하실래요?
[아츠앤컬쳐] 우리는 지금 심각한 기후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이 녹으면 해수면이 7m, 남극이 녹으면 58m의 해수면이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고 생태계가 교란되고, 산불과 가뭄, 홍수, 태풍 등 각종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인류의 삶의 터전을 위협하고 있는 현실이다. 빌 게이츠(Bill Gates)의 저서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How to Avoid a Climate Disaster)』에서는 앞으로 살아갈 시대의 기후재앙 대응 방법에 과학기술의 필살기를 요구한다.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인류에게 사회, 경제적 변화와 손실을 가져왔다. 감염 유행의 확산을 막기 위해 물리적 대면의 대안으로 온라인 수업, 재택근무, 행사 등 비대면 문화가 크게 확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정보통신, 인공지능, 사물인터넷과 같은 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팬데믹이 강타한 사회, 경제적 리스크를 극복할 첫 번째 타자로 과학기술은 더욱 주목 받을 것이다.
비대면 문화의 가속화, 기후위기의 파급력과 대응의 시급성이 평가되는 상황에 디지털·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에 과학기술의 적극적인 동참에 전 세계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같은 총체적 패러다임의 핵심은 개인과 사회의 ‘신뢰’가 먼저 구축되어야 한다.
기후위기 해결의 접근도 같은 맥락이다. ‘누가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는가?’는 모든 나라, 모든 단체가 참여하는 거대 집단이 아니라 서로 긴밀히 얽혀 있는 중소집단의 행동이 변화의 단초를 제공하고, 기후위기의 해결책은 반드시 다(多)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노벨 경제학상(2009)을 수상한 오스트롬(Eliner Ostrom) 이론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공동체의 자율관리는 사적 이익 추구에 매몰된 개인이 기후위기와 같은 공동체의 문제를 소통과 참여를 통해 자각하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비용을 기꺼이 지불함으로 보다 큰 공동체(환경)의 편익을 도모하는 공동체의 자율 관리다. 자율책임 공동체는 신뢰와 책임의 구조를 내면화하는 즉 구성원들이 자의적으로 기후문제를 해결하는 실천 단위가 된다.
현재 기후위기의 체감 온도는 매우 심각하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이에 해결 방안으로 ‘기후 동호회 이론(Climate Club Theory)’을 제안한다.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에 뜻을 같이하는 소규모, 혹은 확장하여 나라들이 클럽을 만들어 회원들과 경제적, 사회적 혜택을 서로 나누며 이것을 모델링하여 점차 확산시켜 나가는 것이다. 물론 이미 국제 사회에서 협약과 협력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큰 성과를 가두지 못하고 자국의 이익을 중요시하는 이면을 보여 주고 있음은 익히 알고 있다.
온전한 기후클럽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추가적인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클럽 내부의 효율적인 규칙과 합의, 협상 시스템이 작동되어야 하며, 오스트롬의 ‘자율적 책임 공동체’ 원리를 바탕으로 자발적이면서 구속력(책임)이 있는 클럽으로 작동해야 할 것이다. 우리 ‘기후클럽’에 가입하실래요?
글 | 이승은
서울대 공과대학 석·박사 졸업, 서울대 대학원 언론학 박사, 환경다큐멘터리 PD, <기후변화와 환경의 미래> 저자, <EU 기후변화 정책의 이해>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