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나라 이종기 대표

2023-01-01     아츠앤컬쳐
이종기 대표

 

[아츠앤컬쳐] 위스키 마스터 블렌더 대한민국 1호의 커리어를 거쳐 세계명주를 만들겠다는 담대한 목표를 세우고 20여 년의 도전 끝에 세계명주와 어깨를 겨눌 수 있는 수준의 와인과 증류주를 탄생시킨 오미나라 이종기 대표를 만나서 인생스토리를 들어보았습니다.

Q 먼저 올해 한미 정상회담 환영 만찬 건배주에 오미나라의 ‘오미로제 결’이 선정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오미로제 결’은 어떤 와인인가요?

A 오미로제 결은 국내산 오미자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오미자는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의 다섯 가지 맛이 나는 열매인데 신맛이 강해서 발효가 매우 까다로운 원료입니다. 우리 농산물로 세계 명주를 만들고자 프랑스를 9번이나 오가며 배운 전통적인 샴페인 제조방식을 적용한 오미자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그동안 꾸준하게 대통령 만찬 건배주로 소개되어 지금은 재고가 모두 소진된 상태입니다.

Q 윈저, 골든블루 등 국내 유명 위스키를 만든 위스키 마스터 블렌더로 일하시다가 세계명주를 만들고자 오미나라를 창업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A 1990년에 양조학을 공부하기 위해서 스코틀랜드로 유학을 갔을 때입니다. 유학생들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왔는데 자기나라의 대표적인 술을 가져와서 평가를 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고민 끝에 인삼주를 가져갔는데 지도교수님의 “한국사람은 술과 약에 구분이 없는 것 같다”라는 애매한 평을 듣고 느끼는 바가 컸습니다. 그것이 세계명주를 꼭 만들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Q 양조가 가능한 다양한 원료가 있는데 오미자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세계명주는 그 지역의 농산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국내에서 생산되는 수십 종의 농산물로 양조를 실험하였습니다. 그 중 오미자의 발효가 까다롭기는 했지만 향기와 색깔이 매우 뛰어나고 다섯 가지 맛이 있고 뒤끝이 정말 깨끗해서 오미자를 선택했습니다. 문경은 오미자 재배를 많이 하는 지역이라 지역 농민들과 같이 성장한다는 취지도 의미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문경 사과로 만든 증류주 ‘문경바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서 지역의 사과농가들과 좋은 인연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Q 오미나라가 자리잡은 터는 원래 주막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이곳에 오미나라가 있는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요?

A 역사적으로 우리의 주막은 술을 빚는 양조장의 기능을 담당했습니다. 그런데 일제 수탈 경제체제를 거치면서 주막의 양조기능이 금지되고 결국 양조와 관련된 우리의 소중한 문화가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주막터에 양조장을 세우고 전통적인 문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Q 세계명주를 만드는 과정이 험난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미로제 와인과 증류주 고운달의 탄생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정상회담에서 국빈주로 막걸리가 나온 경우를 보았습니다. 잘 익은 술을 대접하는 것이 우리의 전통이었는데 막걸리보다는 더 정성스럽게 익힌 국빈주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미로제는 프랑스의 전통적인 샴페인 제조방식을 따라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코르크로 병마개를 하고 2차발효를 하는 과정에 많은 시행착오가 발생해서 3만병의 와인을 모두 깨뜨려야 했던 아픔이 있습니다. 결국 프랑스를 9번이나 다녀와서 그 문제를 해결하고 ‘오미로제 결’이 탄생하였습니다. 오미자로 만든 증류주 ‘고운달’도 위스키 애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고운달’의 특별한 맛을 사랑하는 코스맥스 이경수 회장님이 패키지 디자인을 후원해 주셔서 이태리에서 주문제작한 멋진 병에 담아서 세계시장에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Q 오미나라는 다양한 예술가들과 협업을 진행 중이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요?

A 대항해시대 이전에는 세계명주들도 전통적으로 도자기에서 숙성을 했는데, 운반을 위해서 오크통에서 숙성하는 방식이 시작된 겁니다. 그래서 증류주 ‘고운달’은 백자와 오크통 숙성 2가지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백자는 문경의 도예가들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글로벌시장 개척을 위해서 300세트 한정판 ‘고운달 스페셜 에디션 ART 2022’를 제작을 하여 조각가, 타투이스트, 공예작가들과 콜라보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세계적인 수묵 크로키 화가인 석창우 화백과 라벨, 패키지세트 디자인을 협업하여 ‘오미나라 석창우 에디션’ 3종을 제작하여 우크라이나 전쟁 어린이 구호기금으로 전달할 예정입니다.

Q 세계명주를 만들기 위한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A 세계명주를 목표로 전체적으로는 60% 수준이고 질적으로는 90% 수준에 도달했다고 자부합니다. 이제 세계명주를 위한 교두보는 마련되었고,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서 브랜드 스토리를 착실하게 쌓아 나가고 있습니다. 향후 우리나라 광양지역의 매실로 프리미엄 와인, 증류주를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경 오미나라 와이너리에 양조장과 주막을 만들고자 합니다. 해인사의 수다라장과 같은 장소를 만들어 술을 보관하는 곳으로 만들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사랑받는 세계명주의 산실로 만들고 싶습니다.

 

대담 | 윤보용 Brian Yoon
ACC 대표이사
Arts&Culture Advis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