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니오 모리꼬네
Ennio Morricone
[아츠앤컬쳐] 지난 6월 14일, 정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 영화시사회에 참석했다.
저녁 7시,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시사회를 주최한 주한이탈리아문화원 미켈라 린다 마그리 원장의 인사말에 이어 영화 소개가 있었는데 상영 시간이 2시간 30분이라는 얘길 듣고 조금 걱정이 되었다.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상영시간이 길어서 혹시 지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되고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엔니오의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는 영상은 지루할 틈이 없었다. 영화마다 새로운 선율과 화음이 흘러나와서 마치 각기 다른 언어를 구사하듯이 음악어법이 다양했고 특별했다. 또한 직접 만나지는 못하고 영화음악을 통해서만 조금 알고 있었던 엔니오 모리꼬네의 인생을 이번 다큐 영화를 통해 보다 깊이 있게 알 수 있었다.
그의 초기 영화음악은 ‘마카로니 웨스턴’이라고 부르는 서부영화 음악이 주를 이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게 된다. <Once Upon a Time in America> 이후 영화음악에 한 획을 그은 마에스트로 엔니오 모리꼬네는 천재라는 단 한 마디로 표현하기엔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벅시> <미션> <천국의 나날> <언터처블> <러브 어페어> <시티 오브 조이> <시네마 천국> 등 수많은 영화음악을 작곡한 그를 영화 속에서 누군가 ‘영화음악의 신’이라고 표현했는데 충분히 공감이 갔다. ‘그의 음악이 곧 영화’라는 얘기에도 충분히 공감한다. 음악으로 우리는 교감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엔니오 모리꼬네가 아카데미 상과는 인연이 없다는 얘기를 많이 했지만 2016년<헤이트풀 8>로 마침내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했다. 만약에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음악상을 받지 못했다면 그것은 아카데미 음악상에 큰 오점으로 남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세상을 떠난 엔니오 모리꼬네는 위대한 음악가로 우리 곁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글 | 전동수 발행인
음악평론가, 코러스나우 예술감독,
ITALIAN FILM & ART FESTIVAL 고문을
맡고 있고 서울그랜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총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