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된 미래
[아츠앤컬쳐] 국립현대미술관과 덕수궁에서 열리고 있는 프로젝트 <기억된 미래>는 일제 침략으로 충분히 꽃피우지 못했던 고종의 노력을 기리며, 현대적 건축 언어로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고종의 서거와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개항과 근대화의 격변기를 공유했던 아시아에서 활동하는 건축가들에게 작품을 의뢰하였고, 덕수궁 및 서울관 야외 공간의 역사적 배경과 독특한 공간의 특성을 바탕으로 설치 작업을 시도하여 우리의 근대 유산의 의미를 되짚어 보기 위해 기획되었다.
건축은 물리적으로 미래를 현재로 데려오는 기술이자 예술이다. 건축가들은 먼 미래를 상상하며 공간을 설계하고 실현한다. 그 공간을 사용하는 이들은 그렇게 미래를 경험하게 되고, 때 묻은 건축의 형태는 곧 역사의 흔적이 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스페이스 파퓰러(Space Popular), 씨엘쓰리(CL3), 뷰로 스펙타큘러(Bureau Spectacular), 오비비에이(OBBA), 오브라 아키텍츠(Obra Architects)의 다섯 건축가팀은 각기 주어진 공간에 대한 독특한 건축 실험을 한다. 이들의 작품은 역사적 공간이 담고 있는 시간을 나름의 방식으로 다룬다.
지난 9월 21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마당에서는 오브라 아키텍츠가 기획·제작한 PERPETUAL SPRING ‘영원한 봄’이라는 파빌리온 오픈 행사가 열렸다. 파빌리온 입구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가을과 겨울 전시 기간 동안 봄의 온도 항상성을 유지하는 온실로, 파빌리온을 덮은 투명 반구체들을 통해 빛이 실내를 환하게 밝힌다. 작품명은 자유롭고 공정한 사회를 지향해 온 인류 역사가 ‘프라하의 봄’, ‘아랍의 봄’ 등 봄으로 불리는 시적인 은유에서 착안했다. 동시에 작가는 오늘날 전 지구적 문제로 떠오르는 기후변화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서울시 공공건축가 ‘오브라 아키텍츠’ 건축가팀은 2006년 MoMA PS1의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우승자였으며 2014년과 2016년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에 참여하였다. 파블로 카스트로(Pablo Castro)는 미국건축가협의회(FAIA), 로마아메리칸아카데미의 로마프라이즈 선임연구원이며, 친환경인증 전문가(LEED AP)인 제니퍼 리(Jennifer Lee)는 쿠퍼 유니언의 ‘도시건축 분야의 떠오르는 신진 건축가’로 선정된 바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MMCA SEOUL
ARCHITECTURE AND HERITAGE: UNEARTHING FUTURE(기억된 미래)
SEPTEMBER 21, 2019 ~ APRIL 5, 2020
글 | 전동수 발행인
음악평론가, 코러스나우 예술감독, ITALIAN FILM & ART FESTIVAL 고문
서울그랜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총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