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토를 기리며

2024-06-01     아츠앤컬쳐

 

[아츠앤컬쳐] 아츠앤컬쳐에 62편의 이탈리아 칼럼을 기고했던 친구 로베르토 파시(Basera Roberto Pasi)가 영면했습니다. 라파엘로에 관한 글을 마지막으로 쓰고 3년여 간 암투병을 했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지난 5월 4일 새벽에 먼 길을 떠났습니다. 그의 유해는 인천 연안부두 앞 바다에서 해양장으로 치러졌고 그렇게 다시 가고 싶어 했던 인도에 도착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탈리아 북부도시 돌로미티에 인접한 볼차노에서 태어나 대학 졸업 후 일간지 저널리스트로 활동했고, 인도의 오쇼 라즈니쉬 리조트에서 13년간 통번역과 푸드 매니저로 지내다가 요가를 배우러 왔던 한국 여성을 만나 결혼한 후에는 20여 년을 한국에서 살았습니다.

이탈리아어, 독일어,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던 로베르토는 언어를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시에나대학교(University of Siena)에서 문학, 철학, 예술사를 공부하고 베를린 프라이하이트 대학교(Freiheit Univerisität Berlin)에서 수학한 로베르토는 예술과 미학에 대해 남다른 지식과 탐구력이 있었습니다.

또한 요리도 잘해서 자주 이탈리아 음식을 만들어 함께 먹고 서울 근교를 같이 여행했던 시간들이 이제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로베르토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의 글은 아츠앤컬쳐에 영원히 남아 있습니다. 그가 남긴 마지막 칼럼을 온라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위대한 조화의 화가 라파엘로: http://cms.artsnculture.com/news/articleView.html?idxno=241)

 

글 | 전동수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