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수목원
[아츠앤컬쳐] 지난 7월 20일 오후, 태풍 다나스가 상륙하지 못하고 해상에서 소멸되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태안반도 안면도에 내려갔다. 아름다운 정원을 갖춘 소무펜션(충남 태안군 안면읍 127)에서 1박을 하고 자동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천리포해수욕장에서 아주 가까운 천리포수목원을 둘러 보았다.
모네의 ‘수련’을 연상케 하는 연못과 수련이 매우 인상적이다. 목련과 수국, 연꽃, 안개나무 등 수많은 꽃과 나무들로 꾸며진 수목원은 1979년 한국으로 귀화한 미국인 민병갈(Carl Ferris Miller, 1921~2002) 박사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는 1960년 초부터 땅을 구입하기 시작하여 천리포 해변가에 수목원을 조성하였고, 국내 식물과 해외 식물을 비교연구하고 식물교육장으로 제공할 목적으로 설립하고 산림청에 공익 재단으로 등록하였다.
현재 57.93ha(17만3천평) 넓이의 천리포수목원은 1970년부터 부지 구입과 함께 이곳에 적응이 가능한 식물을 국내와 유사한 기후권의 해외 여러 나라에서 들여와 관리하고 있고, 국내 관련 분야 전문인들에게 연구 및 실험을 위해 활용되고 있으며 일반인들에게도 식물자원의 가치와 그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미국 등 60여 개국으로부터 수집한 식물은 현재 16,347분류군(2017년 12월 현재)으로, 목련속(Genus Magnolia) 789분류군, 동백나무속(Genus Camellia) 800분류군, 감탕나무속(Genus Ilex) 528분류군 , 무궁화속(Genus Hibiscus) 300분류군 및 단풍나무속(Genus Acer) 251분류군 등 5개 속을 집중적으로 수집하여 관리한다.
특히 감탕나무속의 경우 국제호랑가시나무협회(IHS: International Holly Soiciety)가 인정한 대표 등록기관 중의 한 곳이다. 2000년에는 국제수목학회(IDS: International Dendrology Society)가 세계에서 12번째,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증하였다.
수목원 안에는 설립자 민병갈기념관이 있고 그가 생전에 사용하던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다. 또한 게스트하우스도 운영하고 있는데, 천리포수목원 가든스테이는 두 종류로 기와집이나 초가집, 양옥형태로 프라이버시가 존중되는 독채형의 ‘가든하우스’와 유스호스텔형의 ‘에코힐링센터’가 있다.(홈페이지에서 예약 가능)
태안버스터미널에서 천리포수목원까지는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만리포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도보로 20분 정도 걸린다.
글 | 전동수 발행인
음악평론가, 코러스나우 예술감독, ITALIAN FILM & ART FESTIVAL 고문, 서울그랜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총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