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서 만난 다비드
[아츠앤컬쳐] 지난 11월 19일, 속초에 피노디아 뮤지엄이 새로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속초를 방문했다. 1999년 강원국제관광엑스포가 열렸던 부지에 세워진 건물을 강원도로부터 사용권을 받아 새롭게 리모델링한 피노디아 뮤지엄(대표 남대현)은 7년여 준비 끝에 올 4월에 문을 열었다고 한다.
뮤지엄은 다빈치뮤지엄과 미켈란젤로뮤지엄으로 나뉜다. 다빈치뮤지엄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개발한 기계의 작동 원리를 보여주는 장치와 자동차, 선박, 전쟁무기, 비행 장치 등 다양한 발명품과 인체해부도, 스케치 등 많은 작품을 만날 수 있었고 다빈치가 시대를 앞서간 위대한 천재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줬다.
이어서 미켈란젤로뮤지엄에 들어가 전시 작품을 둘러보다가 예상치 못한 다비드 조각상을 만났다. 이탈리아를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가보는 피렌체의 시뇨리아광장 베키오궁 앞에서 만나는 다비드 조각상은 복제품인데 똑같은 복제품을 한국에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고 기뻤다. 왜냐하면 이탈리아 정부는 다비드 조각상의 복제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복제품을 소유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다비드 조각상 진품은 아카데미아 미술관 안에 있고 원형을 복제할 수 있는 집소테카(gipsotèca)도 아카데미아에 있다.
안드레아 끼에시 교수팀이 피렌체 집소테카에 보관중인 다비드 원본 주형틀로 복제한 다비드 조각상이 있는 나라는 영국, 스코틀랜드, 일본, 호주, 한국 뿐이다. 속초 미켈란젤로뮤지엄의 다비드 조각상은 미켈란젤로재단과의 협력을 통해 교육 목적으로 실제 크기의 작품 주형으로부터 직접 뽑아낸 복제품이다. 속초에서 볼 수 있는 다비드 조각상과 같은 복제품은 전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
미켈란젤로뮤지엄에서 그의 생애와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전시된 그림들의 복사본을 보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 등 유명한 그림 외에도 어떤 작품들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지 알 수 있었기에 그 의미가 컸다. 아직 피렌체 여행 전이라면 속초 피노디아 뮤지엄을 방문해서 미리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조각상을 만나보길 권한다. 다시 여유를 갖고 방문해보고 싶은 피노디아 뮤지엄이다.
글 | 전동수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