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성향과 뇌 구조의 연관성: 좌파와 우파의 뇌과학적 차이
[아츠앤컬쳐] 개인의 정치적 성향이 뇌의 구조와 기능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는 최근 뇌과학 연구에서 주목받는 흥미로운 주제다. 이번 칼럼에서는 좌파(진보)와 우파(보수)의 정치적 성향이 뇌 구조와 기능에서 어떻게 차이를 보이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단, 해당 구분은 국가별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으며, 일반적인 정치체제 개념을 기준으로 작성했다.)
우선, 뇌 구조의 차이에 대해 살펴보면, 보수 성향의 사람들은 진보 성향의 사람들보다 편도체(Amygdala)가 약간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편도체는 위험성이나 불확실성에 대한 반응을 조절하는 뇌 부위로, 위협을 감지하고 이에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보수 성향의 사람들은 위험 자극에 상대적으로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안정성과 전통을 중시하는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한편, 전대상피질(Anterior Cingulate Cortex, ACC)이라는 뇌 부위가 있는데, 해당 뇌 영역은 뇌 내부의 갈등을 모니터링하고, 의사 결정과 감정 조절에 관여하는 역할을 한다. 전대상피질의 해부학적 차이는 개인의 경제적, 사회적 이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뇌 기능적으로도 흥미로운 차이가 관찰된다. 보수 성향의 사람들은 안와전두엽(Orbitofrontal Cortex)과 쐐기앞소엽(Precuneus), 섬엽(Insula)과 전두극(Frontal Pole) 사이의 연결망이 약 5배 정도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기조절 능력과 스트레스 관리, 그리고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함을 의미한다. 반면, 진보 성향의 사람들은 모호하고 새로운 정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뇌의 기능적 차이로 사람들은 겉으로 다른 성향을 보일 수 있으며 각 성향이 지닌 강점과 약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보수 성향의 사람들은 위험 상황에서 더 민감하게 대응하며, 안정성과 전통을 유지하는 데 강점을 보인다. 반면, 진보 성향의 사람들은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뇌 구조와 기능의 차이가 정치적 성향의 원인인지, 아니면 결과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는 여전히 연구가 진행 중인 주제로, 어떤 요소가 선행하는지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파와 우파의 뇌과학적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정치적 성향을 넘어, 사회적 협력과 조화를 이루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지나친 갈등과 혐오를 피하고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미래에 도달하는 데 이번 칼럼의 내용이 작은 초석이 되면 좋겠다.
글 | 김혜원
뉴로핏 (NEUROPHET) 메디컬 디렉터
신경과 전문의, 대한신경과학회 정회원
前 서울아산병원 임상강사, 지도전문의
방병원 뇌신경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