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단상, Montage of Love

2025-03-01     아츠앤컬쳐
ⓒ정아사란_Pigmalion

 

[아츠앤컬쳐] 뚝섬미술관의 전시 <사랑의 단상, Montage of Love>는 사랑의 막연한 이상과 환상을 잠시 내려놓고 한 걸음 물러나 그 내밀한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다. 손으로 잡을 수도, 눈으로 볼 수도 없는 아득한 사랑을 프랑스의 철학가 롤랑 바르트의 책 「사랑의 단상」 속 말들을 빌어 5인의 작가가 다섯 가지의 형태로 사랑을 빚어낸다. <사랑의 단상>은 인간이 ‘사랑’이라고 일컫는 피상적 존재의 형태와 단편적인 모습들에 대한 고찰이 담긴 전시다. 우리는 무엇을 사랑하는가? 어떠한 모습으로 사랑하는가?

ⓒ채민정_Mania

이번 전시에서는 관계대상학 이론을 기반으로 사랑을 5가지 모습으로 요약하여 사진, 페인팅, 설치, 영상 등 복합적인 시각매체로 그 양상을 관객에게 보여준다. <사랑의 단상>을 통해 우리가 잊고 있던 사랑의 본질적인 존재적 이유를 알아갈 수 있길 기대한다.

ⓒ박세빈_Storge

본 전시는 사랑이 타자에 의해 발현되는 도구로서가 아닌, 표류하는 사랑에 주체성을 쥐여주고 그 근원적 맥락을 탐구해 보려는 의지로부터 시작되었다. 눈에 보이지도, 잡히지도, 맛볼 수도 없는 사랑을 물리적으로 먼저 접근하여, 정신분석학 중에서도 관계 대상 이론1을 기준으로, 인간이 유아기 때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맞이하는 사랑의 대상들을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누어 보았다.

ⓒ뚝섬미술관, Intro 공간연출

본 전시는 사랑의 방법이 아닌 그 대상에 대해 다층적인 이야기를 하는 5인의 작가를 소개한다. 각 작품은 우리가 추상적으로 인지하고 있던 사랑이라는 모호한 호르몬적 징후들을 단순히 감정으로 치부하지 않고, 그 복잡하고 내밀한 관계성에 주목하고 있다. 여기서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어떻게 사랑할 것인지가 아닌, 무엇을 애정하고 있고,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대상화하고 주체화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 답은 전시의 흐름 속에서 관객이 주체적으로 찾아가게 된다.

공간1_낙원 Ochard ⓒ 최예영 작가

아울러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을 형성하는 맥락적 장치로 프랑스 철학자 롤랑 바르트의 책 『사랑의 단상』이 차용되어 이는 전시의 제목과 의도를 관통하는 기능을 한다. 어쩌면 영원히 정리되지 않을 사랑에 대한 단편적인 심상들을 여러 미학자와 철학자들의 입을 빌어 묘사한 책이다. 아득히 막연한 그 존재는 롤랑 바르트의 말을 인용하며, 다섯 작가의 작품을 통해 잠시 그 실체를 입게 된다.

공간 2_ 심장의 온도 The House of Heart, ⓒ박세빈 작가

이런 과정을 통해 두서없이 돌진해 왔던 사랑을 잠시 멈추고, 우리가 잊고 있던 사랑의 본질이 주는 가치와 온도에 다시 한번 재고해 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사랑에 대한 해석 방식의 가치 여부를 따지지 않고, 저마다의 온도 차이를 존중하며 안온한 사랑에 이르는 법을 스스로 깨우칠 수 있길 기대한다.

공간 3_ 사유의 정원 The Garden of Property ⓒ채민정 작가

전시 <사랑의 단상, Montage of Love>는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경험하는 모든 사랑의 과정을 크게 다섯 파트로 나누고 그 대상에 대한 존재들을 마주할 수 있도록 총 여섯 개의 공간을 준비했다. 연인 간의 사랑인 에로스로 시작하여, 사랑의 근원인 나의 모습을 비추는 나르시시즘 파트로 마무리 짓는 본 전시는 잠시 잊고 있던 사랑의 본질이 가진 단단하고 영속적인 힘을 일깨우고, 전시 속 작품들을 마주하며 공감각적인 사랑에 대한 경험을 유도하고자 한다.

공간 4_심연; Abyss, ⓒ정아사란 작가

뚝섬미술관은 성동구에 위치한 전시문화공간으로 옛 제지공장을 재정비하여 조성룡 건축가가 작업한 건축물이다. 미술관은 시대와 공감하는 주제의 다양한 전시와 문화 프로젝트를 개최하며, 그간의 괄목할 만한 활동과 성과로 동시대의 문화예술의 흐름에 힘을 더하고 있다. 현시대에 공론화되는 요소들을 예술이라는 매체를 통해 시대적담론을 새롭게 제안하는 대중을 위한 열린 미술관이다.

공간 5_ 수면 The surface of Water, ⓒ 장옥수 작가

 

기간: 2024년 11월 7일~2025년 6월 8일

장소: 뚝섬미술관

시간: 11:00~19:00 (입장마감 18:00)

티켓: 일반 12,000원/청소년, 어린이 10,000원

문의: 뚝섬미술관 02-555-5035

 

 

 

 

사랑의 단상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