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발 현대 미술관 20주년
MAC VAL, 20e anniverssaire
[아츠앤컬쳐] 이곳은 파리에서 외곽순환도로를 벗어난 최초의 현대 미술관이다. 막발 컬렉션은 1950년대 이후 프랑스의 현대 미술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는 파리에 집약된 문화예술 콘텐츠를 분산시키기 위한 지역의 노력이 꽃을 피운 것이다. 더불어 유색인종이 주류를 이루며 경제적, 문화적으로 낙후된 곳이라 프랑스에 살면서 프랑스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러한 환경조건에서 막발 미술관이 20년간 꾸준히 지역문화에 공헌하고자 한 노력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언어 등으로 오디오 가이드를 만들고 안내문을 준비한 것은 거의 독보적이다.
경계를 초월하고 다민족을 아우른 현대미술
사람들은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 대부분 트램(Tram, 노면 전차)을 타고 온다. 근방의 초중고생들은 학급 단위로 단체 관람을 오기도 한다. 파리 중심에서 남쪽에 위치한 차이나타운을 지나 30분가량 전차를 타고 오면 막발 미술관 역에서 하차할 수 있다. 전차를 타고 오면서 지나가는 행인들을 보고 있으면 ‘여기가 프랑스가 맞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거리에는 유색 인종뿐이다. 실상 파리를 둘러싸고 있는 대부분의 수도권 인구 분포도를 보면 흑인, 아랍인 그리고 아시아인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지역에서 막발 현대 미술관의 역할은 중요하다. 경제적으로 또는 문화적으로 낙후된 지역민들에게 양질의 문화 관람 기회를 제공하여 교육적 성과를 낸다. 전시를 방문한 당일에도 흑인 어린이들 단체 관람객들에게 도슨트가 열정적으로 작품 설명을 하고 있었다.
열린 정책의 미술관 그리고 김수자
20주년을 맞이하여 그들이 발표한 컬렉션의 현주소는 400여 작가의 2600여 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었다. 1982년부터 지역에서 수집한 현대미술을 프랑스에서 작업한 작가들 위주의 소장품들과 주기별로 교체되는 기획전으로 운영된다.
요즘 현대 미술계에서 활약하는 유명 아티스트의 작품과 더불어 프랑스는 물론 해외의 신진 작가 작품들도 광범위하게 소개한다. 대부분의 해외 작가들은 프랑스에서 장기 또는 단기 체류의 경험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류작가인 김수자 또한 이곳을 거쳤다. 그녀는 현재 유수의 세계적인 미술관에서 전시를 하는 작가로 거듭나기 이전 2007년 막발에서 <보따리 트럭>이라는 차량 퍼포먼스로 명성을 높였다. 김수자 작가가 검정색 옷을 입고 트럭에 쌓인 보따리 위에 정적으로 앉아서 파리 시내 이민자들의 거주지역을 중심으로 순회하였다.
글 ㅣ 이화행 Inès LEE
파리 예술경영대 EAC 교수
파리 소르본 미술사대학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