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물의정원
조아의 아름다운 출사지
[아츠앤컬쳐] ‘물의정원’은 이름 그대로, 물과 자연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며 사진가에게 무한한 미학적 영감을 주는 곳이다. 특히 물과 자연의 조화, 시간의 흐름에 따른 빛의 변화를 통해 ‘생명의 순환’과 ‘자연의 본질’에 대한 깊은 사색을 유도하는 곳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북한강로 398에 자리한 물의정원은 많은 예술가들에게 끊임없이 시선의 지평을 열어주는 아포리즘(aphorism)적 공간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과 구름, 물안개 낀 새벽부터 노을 지는 저녁까지, 시간과 계절이 빚어내는 다채로운 빛의 변화는 사진가에게 자신만의 서정성을 부여할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여름에는 선명한 색채와 유려한 형태를 자랑하는 양귀비가 훌륭한 피사체가 되어, 물의정원의 자연미를 한층 더 풍요롭게 한다.
물의정원은 중앙 산책로 다리, 습지 벤치, 강변 갈대밭, 일몰 데크 등 잘 알려진 포인트 외에도, ‘나만의 촬영 스팟’을 찾는 즐거움도 크다. 봄의 야생화, 여름의 양귀비와 수련, 가을의 갈대와 억새 등 사계절 내내 각기 다른 피사체가 가능하다. 독창적인 사진을 위해서는 ‘시선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특정 식물이나 곤충의 클로즈업을 통해 미시적인 세계도 담아보자. 다양한 시간대와 날씨 조건에서 빛이 피사체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하고, 물결 반영이나 그림자, 꽃의 곡선과 면에서 추상적인 패턴이나 형태를 포착하는 것도 명작을 만드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한용길 작가는 ‘양귀비 꽃’을 통해 피사체의 본질적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예리한 통찰력을 보여준다. 해 뜨면 곧 사라질 옥빛 양귀비꽃의 미묘한 색조와 그 안에 내재된 활력을 담았다. 강변 지형과 거목 그늘은 양귀비에 독자적인 색채와 생동감을 더하며, 특히 물의정원 상단부의 지형적 이점을 활용해 그림자 효과를 끌어낸 점이 색채의 생생함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이렇듯 보정 없이 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색채를 포착할 수 있었던 것은 이곳의 환경적 특성을 간파한 작가의 섬세한 시선과 감각 덕분이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Henri Cartier-Bresson)은 “사진은 머리, 눈, 마음을 일렬로 정렬시키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는 피사체를 관찰하고(눈), 감상적으로 교감하며(마음), 나아가 이를 지적으로 통찰하여 개념화하는(머리) 모든 과정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명작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사진작가는 내면의 인식과 외부 세계의 포착이 하나로 융합되는 순간, 찰나의 시간이 불멸의 예술로 승화될 수 있다는 본질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글 | JOA(조정화)
사진작가
현재, 월간중앙 <JOA의 핫피플 앤 아트> 연재 중
<그래서 특별한 사진읽기>저자
<photoschooljo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