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보물고 신장

[아츠앤컬쳐] 중국 서부에 있는 신장은 광활하고 웅장한 자연경관과 풍부한 천연자원을 지닌 중국의 보물고이다. 신장은 유라시아와 실크로드의 요충지이자 오늘날 실크로드 경제벨트의 핵심 지역으로서 다채로운 민족문화와 풍부한 자연유산, 아름답고 신비로운 자연경관을 갖춘 매력적인 지역이다. 지난 호에는 우루무치와 천산 천지를 소개한 바 있으며 이번에는 신장의 대표적인 자연경관과 지형 특성,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알아본다.

신장의 지형은 천산산맥을 경계로 북부의 준가르분지와 남부의 타림분지로 나뉘며 대부분 사막과 초원 지대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타림분지는 타클라마칸사막을 중심으로 만년설이 덮인 산맥들이 천산산맥 북쪽과 쿤룬산맥 남쪽에 자리한다. 신장의 최고봉은 서쪽에 있는 파미르고원과 쿤룬산맥에 있는 쿤구르산이며, 파미르고원은 ‘세계의 지붕’이라 불린다.

타림분지는 중국에서 가장 큰 분지로 면적은 약 53만㎢에 달한다. 동시에 이 지역은 중국 내 가장 큰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지로 약 160억 톤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2021년 신장 지역에서 10억 톤 규모의 석유와 천연가스 등 지하자원이 발견되었는데 10년간 발견된 자원 중 최대 규모로 주목받았다.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천산산맥을 기준으로 북부와 남부로 나뉜다. 천산산맥 남쪽은 타클라마칸사막을 기준으로 다시 북부와 남부로 나뉜다. 천산북로에는 많은 관광 명소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나라티초원이다. 이 곳은 해발 평균 2,200m에 있는 공중초원으로 독산자에서 쿠처까지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독고공로의 중간에 자리한다.

나라티초원은 중국 최대의 초원이자 세계 4대 초원으로 꼽히며 ‘나라티’는 몽골어로 태양을 의미한다. 칭키즈칸이 서방 원정시기 군대가 눈보라 속에 지쳐서 더 이상 산을 넘지 못할 때, 갑자기 구름이 걷히며 붉은 석양이 드러나자, 군사들이 ‘나라티’를 외쳤다고 한다. 이후, 이 지역은 ‘나라티’로 불리게 되었다. 예로부터 목장으로 유명했던 나라티초원은 오늘날 카자흐족의 정서와 문화가 깃든 지역으로 아름다운 초원 풍경과 함께 신장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신장의 또 다른 특징적인 자연 경관은 투루판 지역에 있는 화염산이다. 이곳은 중국에서 가장 무더운 지역으로,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혹독한 환경이다. 붉은 사암으로 이루어진 산들은 마치 불길처럼 타오르는 듯한 모습을 보여 ‘화염산’이라 불린다. 여름철 평균 기온이 50℃를 넘어서며, 지난해는 지표면 온도가 무려 81℃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화염산의 지하 벽화에는 중국 고전 소설인 <서유기>의 일화가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삼장법사와 그의 제자들이 인도로 불경을 가지러 가던 길에 거대한 화염산에 막혀 난관에 부딪혔으며, 손오공이 파초선을 세 번 빌려 불을 꺼내는 이야기의 배경이 바로 이 화염산이다. 

현재 화염산 아래에는 <파초선을 세 번 빌리다>의 줄거리를 형상화한 손오공, 철선공주, 우마왕의 동상이 세워져 있으며, 역사와 문화,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이색적인 관광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신장 북부에 위치한 카나스호는 신비로운 자연의 보물고로 푸른 물과 주변을 둘러싼 산들로 조화를 이뤄 경이로움을 자아낸다. ‘카나스’는 신비하고 아름다운 호수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알타이산맥에 포근히 안긴 형태로 있다. 약 20만 년 전 제4기 빙하기에 형성된 카나스호는 중국에서 가장 깊은 빙퇴석 호수로, 하루에도 수십 번 색이 변하는 신비함으로 인해 ‘백변호수’라 불리며 명성을 얻고 있다.

이곳은 야생동물의 천국이라 불릴 만큼 다양한 생명체가 살아 숨 쉬는 자연 생태계의 보고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매우 드문 유럽 생태계와 맞닿아 있어 희귀 식물과 동물, 곤충들이 서식하며 보전되고 있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카나스호에서는 보트 타기, 트레킹, 하이킹 등 다양한 자연 활동을 즐길 수 있다. 겨울이면 -30~-40℃의 혹한 속에 펼쳐지는 설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 매년 눈꽃 필 무렵 열리는 상고대 축제에서는 초원을 누비던 유목민 카자흐족 후예의 강인한 정신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경기가 펼쳐진다. 카나스호는 자연과 소통하며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힐링 공간으로, 신장 지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소 중 하나로 꼽히며 그 매력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신장은 단순한 지리적 공간을 넘어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되는 귀중한 지역이다. 자연의 경이로움과 인간의 삶이 교차하는 이 땅은 지금도 여전히 그 매력을 발휘하며 내국인과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삶에 지치고 쉼이 필요할 때 우리 함께 매력과 신비의 땅, 아름다운 신장으로 떠나보자.

글 l 이미화

한중문화예술교류협회 회장

한중예술교육센터 대표

꼬레월드 베이징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