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콘서트홀 개관과 부산 살리기
[아츠앤컬쳐] 큰 기대와 함께 부산콘서트홀이 문을 열었다. 부산콘서트홀은 4,406개의 파이프를 갖춘 2,011석의 정통 클래식 연주장으로 역사적 개관을 맞았다. 지난 6월 21일 정명훈 예술감독 지휘로 베토벤 제9번 ‘합창’을 연주하며 화려하게 문을 연 부산콘서트홀은 소멸 위기의 부산을 살릴 수 있을까. 부산은 한국 최대 무역항이자 제1 관문 도시다. 인구 규모 제2의 도시 부산은 1995년 3,745,784명을 정점으로 2000년 3,587,562명, 2024년 10월 3,271,062명으로 급속히 작아만 지고 있다. 부산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추세인 반면 인천 인구는 2025년 306만 명, 2030년 310만 명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결국 6~7년 내로 제2의 도시로 부산과 인천의 자리 바꿈이 확실시된다.
부산은 서면 인근 부전역 옆에 콘서트홀을 개관한데 이어 2027년에는 부산항만 부지 바닷가에 멋진 오페라하우스를 완공할 예정이다.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두 공연장은 다행히 ‘클래식 부산’이라는 이름으로 통합 운영되며 정명훈 지휘자가 예술감독에 임명됐다. 정명훈씨는 이번 ‘클래식 부산’ 예술감독직과 관련해 자신이 먼저 물러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클래식 부산’(https://classicbusan.busan.go.kr)은 부산 살리기를 위한 지자체의 주요 전략중 하나다. 이번에 문을 연 부산콘서트홀과 부산항에 문을 열 부산오페라하우스는 가깝지 않은 거리에 있어 부산의 심각한 교통난을 고려할 때 실질적 통합 운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부산만큼 원격지 경영은 국내외 사례도 흔치 않다.
서울 예술의전당 구내에는 콘서트홀과 오페라하우스가 나란히 서 있다. 광장 옆에는 서예관, 한국예술종합학교, 국립국악원 등이 이어진다. 미국 뉴욕의 경우도 링컨센터 구내에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건물과 데이비드 게펜 콘서트홀이 유명한 분수 광장을 공유하며 서 있다. 광장 주위로 추가로 크고 작은 극장과 고급 식당, 공공 도서관도 있다. 링컨센터에 붙어있는 브로드웨이를 따라 내려가면 그 유명한 타임 스퀘어 주변으로 뮤지컬 극장의 바다가 펼쳐진다. 이것이 전 세계 사람들을 뉴욕으로 부르는 큰 매력 중 하나다.
부산콘서트홀과 오페라하우스의 두 음악 공간은 제각기 별도로 기획되었다. 부산 언론과 문화인들도 건립과정에서 이를 꾸준히 비판해 왔으나, 그럼에도 두 공간은 결과적으로 각자의 원격지에 섰다.
부산콘서트홀은 미군 하야리아 부대가 철수한 자리에 들어섰다. 이곳은 일제 강점기에 부산 경마장으로 쓰였던 곳이다. 하야리아 부대는 미군이 1945년 8월 15일 해방 직후 한반도에 부산을 통해 상륙하며 1945년 9월 16일부터 주둔하기 시작했다. 부산 시민들의 오랜 철수 요구로 2010년 1월 공식 반환됐다. 부산시는 이 자리에 공원과 문화 센터 건립을 추진해 지난 6월 20일 부산콘서트홀을 준공하게 된 것이다.
현재 개관 프로그램들은 인터넷 예매 30초 내에 매진 사례로 초인기다. 이런 인기가 계속되는 것이 ‘클래식 부산’의 꿈이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2027년 9월이 개관 목표다. 이때 라 스칼라 예술감독을 겸임하는 정명훈 지휘자는 라 스칼라 오페라의 베르디 오페라 ‘오텔로’를 기획하고 있다. 건축물 디자인 측면에서도 부산오페라하우스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오슬로 오페라하우스를 설계한 노르웨이 스노헤타가 맡았다. 해안가의 오슬로 오페라하우스는 건물 옥상까지 걸어 올라가 바다 풍광을 즐기도록 설계되어 인기가 높다. 부산 오페라하우스는 동일한 설계자가 맡았는데, 완성 시 부산항의 이미지를 크게 개선시키게 된다. 부산콘서트홀과 부산오페라하우스가 원격지라는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클래식 부산’을 이루어 제2의 도시 부산의 명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까.
글 | 강일모
경영학 박사 / Eco Energy 대표 / Caroline University Chaired Professor / 제2대 국제예술대학교 총장 / 전 예술의전당 이사 / 전 문화일보 정보통신팀장 문화부장 / 전 한국과학기자협회 총무이사/ ‘나라119.net’, ‘서울 살아야 할 이유, 옮겨야 할 이유’ 저자, ‘메타버스를 타다’ 대표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