쁘라무디아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회
PRAM-BHUWANA-PATRA, 인도네시아 발리
[아츠앤컬쳐] 인도네시아의 사회적 문제에 대해 문학적으로 높은 성과를 이룬 쁘라무디아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회가 7월 29일부터 8월 7일까지 발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땅과 인간’으로 국립 발리 인도네시아예술대, 한국외대, 한국-인도네시아센터가 공동 주최한다. 전시회는 회화, 설치미술, 조각, 뉴미디어, 영상(사진)으로 구성되고 국립발리인도네시아예술대학(덴파사르 소재)전시관에서 열린다.
문학 작품이든 시각 예술이든 걸작들은 타인, 사회문화적 환경, 그리고 삶의 근본적 가치에 대한 인식과 연민이 깨어나는 순간과 함께 시대의 어둠 속에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지구와 인류(프람-부와나-파트라)> 전시는 쁘라무디아 아난타 투르가 남긴 사상과 가치의 유산에 대한 폭넓은 담론에서 시작했다. 언어의 매력을 넘어 성찰하는 위대한 작가인 그의 작품은 역사, 민족 정체성의 격동,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수호하고 옹호하기 위한 투쟁에 대한 비판적 기록이기도 하다.
63명의 예술가가 그린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통해 지구와 우리 인간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전시가 될 것이다. 2차원(회화, 사진), 3차원(도자기, 가면, 조각, 공예), 설치 미술, 패션 디자인, 뉴미디어(영상 등) 등이 전시된다. 한국에서는 성남훈(4.3), 노순택(5.18), 김은주(5.18), 주용성(동두천) 등 한국 작가 4명이 참여한다.
주용성, 성남훈, 노순택, 김은주의 작품은 다큐멘터리 기능을 넘어 사진을 기억의 장, 트라우마의 목소리, 그리고 침묵당한 역사에 대한 증언으로 자리매김한다. 슬로우 싱크 플래시, 벌브 카메라 무브먼트와 같은 개념적 접근과 시각적 기법을 통해, 이들은 역사적 풍경을 선명한 흑백 톤으로 제시하며, 의도적으로 미화를 피하고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직시한다.
주용성의 작품 <그날 이후-우리 없이>(2021)는 한국전쟁(1950-1953) 이후 수십 년간 침묵 속에 고통받았던 군 성산업의 희생자인 "기지촌 여성"들의 참혹한 서사를 제기한다. 어둡고 성찰적인 시각 자료를 통해, 그는 이 여성들의 목소리가 이제야 드러나기를 요구하는 복잡한 사회적 초상을 그려낸다.
성남훈은 그의 프로젝트 <바람의 속삭임>을 통해 제주 4.3 사건(1948-1954)의 깊은 상처를 기록하며, 특히 제주도 조촌읍 북촌리, 살아남은 딸들(2020)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그는 학살 현장을 촬영하고, 비극이 벌어졌던 돌과 나무에 폴라로이드 사진을 긁어내 흐릿하게 표현하며, 연약하지만 영적으로 공명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제주 전통에서 '바람'의 존재는 침묵한 목소리의 은유적 연장선이 된다.
노순택은 <꽃이 꺾였다>(2021)에서 꿈도 꾸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민주화 투사들을 애도한다. 그는 그들의 무덤에 놓인 꽃들을 사진으로 담는데, 이는 많은 것을 말해주는 침묵의 표식이다. 전태일부터 광주 희생자들(1980)에 이르기까지, 그는 피와 희생으로 세워진 민주주의의 본질적인 부분으로 용기와 상실을 담아낸다.
김은주는 연작 <아물지 않는 빛>에서 <舊 국군 광주 통합병원 - 이지윤>(2021)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운동가로 오인받아 총에 맞고 고문당한 임산부의 비극적인 초상이다. 이 작품에서 빛은 아물지 않은 상처의 은유가 되며, 옛 병원이나 감옥과 같은 역사적 공간이 어떻게 집단적 트라우마를 간직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사진은 수동적인 목격자가 아니라 공감을 되살리고 인간성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 빛이 된다.
작가들은 전시를 통해 인간은 단순한 역사적 존재가 아니라 문화의 창조자, 현실의 해석자, 그리고 존엄성의 수호자라는 사상의 핵심을 꿰뚫는 시각적 성찰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