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Demon Hunters

2025-09-01     아츠앤컬쳐

 

[아츠앤컬쳐]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국 문화도, K-Pop도, ‘K-Pop Demon Hunters’(케데헌)도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케데헌이 온통 난리다. 빌보드, 넷플릭스 각종 기록을 스스로 날마다 계속 갱신해 나가며 K-Pop의 최정상에 섰다. 일부에서는 일본 Sony가 제작하고, 미국 Netflix가 유통하고 있는 케데헌이 무슨 K-Pop이냐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태어나 5살부터 캐나다에 살고 있는 이 사람이 없었다면 케데헌은 없었다.

케데헌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는 Story by Maggie Kang(강민지)이 올라간다. 그녀는 이 애니메이션 스토리를 만들고 제작의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진 감독이다. 매기 강 감독은 케데헌이 학창 시절 해마다 방학이면 한국을 찾았던 자신의 한류 사랑에서 시작되었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강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K-Pop 아이돌과 한국 무속 신앙, 현대 서울의 모습을 융합해 만든 독창적인 작품이다. 전 세계에 한국 문화를 알리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라고 말했다.

케데헌 팬들은 강 감독의 기획대로 행동 중이다. 전 세계 팬들이 영화 속의 장면을 확인하려고 한국으로 찾아와, 남산타워, 북촌 한옥 마을, 서울 성곽 등을 덮고 있다. 갓 쓰고 저승사자 케데헌 복장을 한 외국인들이 경복궁 무료 입장을 요구해 당국자들을 난처하게 만들고, 영화 속 호랑이와 까치 패턴의 원본을 찾아 국립중앙박물관에 긴 줄을 서고 있다.

케데헌 제작진들은 애니메이션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강 감독과 수시로 한국에 와서 한국적인 것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많은 동영상과 스틸 사진 자료를 축적해 갔다. 그리고는 한국인이 보아도 놀랄 정도로 섬세하게 한국 문화, 한류를 표현해냈다.

‘로마인 이야기’를 총 15권의 책으로 써낸 시오노 나나미는 15년동안 집중해서 로마를 연구하고 책을 썼다. 하지만 그녀가 본 로마가 로마의 전부일 수는 없고 지극히 일부분에 불과할 뿐이다. K- Pop도 한 순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매기 강이 언급한 것처럼 서태지, H.O.T., 싸이, BTS, 블랙 핑크 등이 총체적으로 만든 결과다. 또 이들은 분명 이미자, 나훈아, 조용필, 김민기, 김광석 등을 들으며 직간접적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이들 또한 북촌, 서울성곽, 남산 등을 거닐었을 것이다.

북촌 한옥마을은 한 때는 짝퉁 한옥으로 비평받던 곳이다. 원래 북촌은 조선시대에 왕족이나 고위 관료들의 거주지였다. 일제강점기 1세대 디벨로퍼로 평가되는 정세권씨가 종합건설회사인 건양사를 만들어 마당이 좁고 규모가 작은 개량 한옥을 북촌, 삼청동, 계동, 익선동 등에 대량 공급했다. 오늘날은 정세권씨가 설계 공급한 북촌, 익선동이 이제는 한류의 성지가 되었다.

케데헌의 매기 강 감독은 한류 문화 중 소프트웨어로 무당, 귀신, 토속신앙, 설화, 까치, 호랑이 등도 주목했다. 특히 무당의 굿을 악귀를 물리치는 행위로 승화시키며 케데헌의 중심 기둥으로 채택했다. 사물놀이 음악은 케데헌에 그대로 수용되었다. 한국 문화, K-Pop, 케데헌은 절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매기 강 감독은 “케데헌 OST ‘골든’이 빌보드와 영국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쁘다. 우리 문화와 음악을 세계 무대에서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사자 보이즈 굿즈, 미라와 조이 등 캐릭터 상품화 및 후속 이야기를 구상 중이다.”라고 했다. ‘케데헌 2’는 이미 성공이 예견되어 있다. 매기 강은 한국 문화의 소재에서 극히 일부를 풀어냈을 뿐이다.

 

글 | 강일모
경영학 박사 / Eco Energy 대표 / Caroline University Chaired Professor / 제2대 국제예술대학교 총장 / 전 예술의전당 이사 / 전 문화일보 정보통신팀장 문화부장 / 전 한국과학기자협회 총무이사/ ‘나라119.net’, ‘서울 살아야 할 이유, 옮겨야 할 이유’ 저자, ‘메타버스를 타다’ 대표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