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적외선 사진
조아의 아름다운 출사지
[아츠앤컬쳐] 적외선 사진은 가시광선을 기록하는 일반 사진과 달리, 사물이 반사하거나 흡수하는 적외선을 담아낸다.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사물의 열기를 시각화하며, 특히 엽록소를 지닌 나뭇잎은 적외선을 강하게 반사하여 설경처럼 새하얗게 빛나고, 물이나 하늘은 적외선을 흡수하여 어둡고 짙은 농담으로 표현된다. 극명한 빛과 그림자의 대비는 인간의 시야 너머에 존재하는 초현실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적외선 사진을 찍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적외선 필터를 이용한다. 일반 카메라로 적외선 사진을 찍으려면, 렌즈에 IR(적외선) 필터를 장착한다. 카메라에 내장된 적외선 차단 필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빛의 양이 줄어들어 움직이는 사물을 찍기 어렵고 가시광선과 다른 파장으로 인해 수동으로 초점을 맞춘다.
둘째, 적외선 필름을 이용한다. 적외선에 민감한 특수 필름을 사용해 적외선 사진을 찍는 방법은 필름 수급과 현상 과정이 까다롭다. 하지만 아날로그 특유의 독특한 톤과 거친 입자를 가진 이미지를 얻을 수 있어 개성 있는 표현을 추구하는 작가들이 선호한다.
셋째, 적외선 전용 카메라를 사용한다. 전문가에게 의뢰해 카메라 내부의 IR-Cut 필터를 제거하고 적외선 필터를 부착하면, 가시광선을 차단하고 적외선만 받아들이는 전용 카메라로 개조할 수 있다. 일반 카메라에 필터를 장착하는 것과 달리, 빛의 유입이 많아져 노출 시간이 현저히 짧아진다. 따라서 핸드헬드 촬영이 가능하며, 뷰파인더를 통해 실시간으로 초점과 구도를 확인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우경섭 작가는 소니 A7R III를 적외선 전용 카메라로 개조하고 R72 필터를 사용해 대청호 풍경을 재해석했다. 드라마 '슬픈 연가' 촬영지로 알려진 대청호의 특정 포인트를 포착, 사진에 채널 스왑(Channel Swap) 기법을 적용했다. 포토샵의 채널 믹서(Channel Mixer) 기능을 활용해 R(레드)과 B(블루) 채널의 값을 교환함으로써, 나뭇잎은 순백을 강조하고 호수는 깊은 먹빛으로 표현된다. 이러한 작업은 익숙한 현실의 풍경을 환상적이고 신비로운 공간으로 변모시키며, 보는 이에게 낯선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창조적 시도라 할 수 있다.
적외선 사진의 초기 선구자 앙드레 케르테츠는 적외선 사진을 예술적 도구로 활용해 파리 풍경의 흑백 미학을 개척했다. 그 뒤를 이어 지오프리 제임스는 적외선으로 정원을 재해석해 초현실적인 풍경을 담아냈다. 현대 작가인 리처드 모스는 분쟁 지역을 강렬한 붉은색으로 기록, 잔혹한 현실과 비현실적인 색감의 충돌을 통해 전쟁의 본질을 새롭게 조명했다. 이처럼 적외선 사진은 단순히 풍경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작가의 의도에 따라 다양한 주제와 결합하여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글 | JOA(조정화)
사진작가
현재, 월간중앙 <JOA의 핫피플 앤 아트> 연재 중
<그래서 특별한 사진읽기>저자
<photoschooljo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