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안대교

조아의 아름다운 출사지

2026-03-01     아츠앤컬쳐
황부사, 광안대교, 40mm F18 120s ISO100

[아츠앤컬쳐] 부산 남구 용호동에 위치한 용호만 소공원은 화려한 도심의 소음에서 비껴나, 부산이 가진 역동적인 선과 바다에 투영되는 반영을 오롯이 응시할 수 있는 곳이다. 좌측으로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광안대교의 공학적 위용과 우측으로 센텀시티(Centum City) 고층 빌딩군의 현대적 풍경을 한 프레임에 압축해 담아낼 수 있어, 부산의 상징성을 집약적으로 포착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지점이다.

이곳은 연출 방식에 따라 수직적 분할을 통한 미학적 변주가 가능하다. 하늘과 바다를 1:2의 비율로 배치하여 수면의 반영에 무게를 두면, 인공광의 파장이 수면 위로 확산되며 현실의 질감을 지운 몽환적인 분위기가 극대화된다. 뿐만 아니라 광안대교의 경관 조명과 빌딩군의 불빛을 수면 위로 투영시키는 방법으로, 차가운 금속성 구조물과 온화한 인공 광을 대비하거나, 화면을 양분하여 상단에는 실재(Reality)하는 도시를, 하단에는 투영된 가상(Virtual)의 도시를 배치하는 데칼코마니적 구도로 실재와 환영이 공존하도록 만들어보자. 이러한 구성은 도시의 랜드마크를 단순히 재현을 넘어 실재를 압도하는 가상의 미학(Simulation Aesthetics)을 효과적으로 구현해 낸다.

이곳에서 촬영한 황부사의 <광안대교>는 흐린 날의 여과된 확산광(Diffused Light)을 매개로 도시의 고유한 색채 서사를 구축하며, 낮은 채도와 균일한 광질을 통해 대상의 구조적 본질을 가시화한 작품이다. 니콘 D7500과 18-300mm 렌즈의 결합으로 시각적 밀도를 조율하고, ND 1000 필터를 활용한 광량의 인위적 감쇄를 거쳐 F18의 조리개 값에서 120초의 장노출을 수행한다. 이는 유동하는 물리적 시간을 프레임 내에 고착시키는 이른바 ‘시간의 박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노출 보정을 +0.7에서 +2단계까지 상향 조정하여 수면의 파동을 시각적으로 소거함으로써 ‘바다의 기화(Vaporization)’ 현상을 유도하고, 그 공백에 초현실적 정적과 비가시적 질서를 개입시킨다.

이제 ‘광안대교’라는 구체적 지표(Index)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 작가 특유의 내면적 사유가 투영된 추상적 공간으로 재구성되고 있다. 완벽한 수평의 무(無)로 돌아간 바다는 가상공간이나 사이버 스페이스와 같은 기시감을 선사하며, 현실을 재료 삼아 새로운 유토피아를 구축하는 미학적 연금술을 보여준다.

 

글 | JOA(조정화)

작가, 현재 월간중앙<JOA의 핫피플 앤 아트> 연재 중

<그래서 특별한 사진읽기> 저자

artjoajo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