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주

2026-04-01     아츠앤컬쳐
고은주, 오늘도, 희망부, 161x128cm, 비단에 석채, 은박, 2025

 

[아츠앤컬쳐] 나의 최근 작업은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시대, 현대 사회가 초래하는 심리적 ‘불안’에서 시작된다. 재난과 위기 같은 거대한 상황뿐 아니라 매일의 선택과 책임 속에서 우리는 쉽게 흔들리고, 그 흔들림은 반복되며 삶의 기본 정서가 되었다. 나는 이러한 불안 속에서도 마음이 다시 균형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이미지로 구축하고자 하였다.

그 과정에서 나는 오래된 기원(祈願) 문화에 주목하게 되었다. 선조들이 사용해온 상징과 기호, 대칭적 구조와 색의 질서는 단순한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불안한 현실을 버티게 하는 힘이자 정서적 안정을 돕는 감각의 장치로 다가왔다. 그래서 이를 오늘의 조형 언어로 다시 조합하고 재해석하며, 화면 위에 ‘안녕(安寧)을 위한 구조’를 세운다.

작업은 반복되는 제작 과정 속에서 더욱 선명해진다. 상징 이미지의 조합, 대칭 구도와 색의 조화는 관람자에게 정서적 정렬감과 호흡의 여백을 만들어내고, 나에게는 집중과 몰입을 통해 마음을 가라앉히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결국 나의 작품은 불안을 견디며 살아가기 위한 작은 안전장치이자, 일상 속 평온을 회복하는 시간을 건네는 제안이기도 하다. 나아가 그 제안은 불투명한 미래를 긍정의 빛으로 채워가려는, 조용하지만 분명한 희망의 메시지로 이어진다.

-  작가노트

고은주

고은주(1983~)는 동덕여자대학교 및 동 대학원 회화과 한국화 전공 석·박사. 한국미술작가로, 평면과 설치를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 중. 2007년부터 현재까지 후쿠오카아시안미술관, 반도문화재단, 한원미술관, CICA미술관 등에서 총 18회의 국내외 개인전. 멕시코 과나후아토 코리아하우스, 이천시립월전미술관, 오산시립미술관, 수원시립미술관 등 국내외 다수의 단체전 참여. 호반문화재단 H-EAA 선정작가상과 곽재선문화재단 아트공모전 우수상을 수상. 수원시립미술관 SIMA FARM, 예비전속작가제, 아트경기, 서울로미디어캔버스, 어반브레이크 등 주요 공모·프로젝트에 연이어 선정됨. 현재는 전통 채색의 물성과 동시대의 이미지 문법을 접목해 매체와 형식을 확장하며, 불확실한 시대의 감정과 ‘안녕(安寧)’의 구조를 탐구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