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마 펠트핸들러

Alma Feldhandler

2026-04-01     아츠앤컬쳐
Alma Feldhandler, The Latest Thing , 2025. oil on canvas, 16 x 22 cm (Image Courtesy of Meyer Riegger Wolff, Seoul)

 

[아츠앤컬쳐] 알마 펠트핸들러의 회화를 처음 보면 패션 사진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 이미지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화면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이 인물들이 어딘가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몸의 비례는 미묘하게 어긋나 있고 얼굴은 또렷하게 규정되지 않으며, 색채는 서로 스미듯 겹쳐진다. 인물은 분명 화면 안에 존재하지만 완전히 고정된 형상으로 자리 잡지는 않는다.


화면에서 가장 먼저 읽히는 것은 역시 옷이다. 노란 블라우스나 구두, 혹은 어딘가 낯선 실루엣의 드레스처럼 인물은 언제나 의복을 통해 먼저 인식된다. 빅토리아 시대의 복식이나 오래된 패션 사진을 떠올리게 하는 이러한 요소들은 단순한 장식이라기보다 시대의 감각이 몸 위에 남긴 흔적처럼 보인다. 패션은 늘 새로움을 약속하지만 동시에 가장 빠르게 사라지는 것이기도 하다. 펠트핸들러의 인물들이 어딘가 이미 지나간 시대의 잔상처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The Latest Thing’이라는 제목 역시 이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최신의 것이라는 말은 언제나 지금 막 등장한 이미지를 가리키지만, 이 회화에서 새로움은 서로 다른 시대의 스타일이 겹쳐지는 순간에 나타난다. 오래된 패션 이미지와 현대적인 색채 감각이 한 화면 안에서 교차하면서 인물은 특정한 시간에 속하기보다 어딘가 시간의 틈에 머무르는 존재처럼 보인다.


패션 이미지는 특정한 시대와 도시에서 탄생하지만 매체와 문화권을 따라 끊임없이 이동하며 다른 맥락 속에서 다시 등장한다. 펠트핸들러의 그림 역시 그런 이동의 흔적을 담고 있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소를 거쳐 온 스타일들이 한 화면 안에서 겹쳐지며, 그 결과 화면 속 인물은 여러 시간대를 떠돌다 잠시 멈춘 이미지처럼 남는다.

 

글 | 최태호
독립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