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복
[아츠앤컬쳐] "어릴 적에 무지개를 찾아가는 소년에 대한 동화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소년은 무지개를 갖기 위해 강을 건너고 산을 넘고, 들을 건넜습니다. 하지만 좀처럼 무지개를 만날 수 없었죠. 그리고 문득 바닥에 웅덩이를 보았더니 소년은 온데간데없고 노인만이 있었다고 합니다. 무지개는 잡을 수도 없고 그 안으로 들어갈 수도 없어요. ‘꿈’도 마찬가지예요. 꿈이라는 것은 손에 쉽게 잡히지는 않지만 그것을 계속 마음속에 간직하는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복 인터뷰 중
몇 달 전 종로우체국 뒤 옛 사비나미술관 마지막 전시 ‘도깨비의 꿈’ 김성복 개인전 전시장 벽에 쓰여 있던 글이다. 김성복 작가는 ‘금 나와라 뚝딱 (7개의 도깨비방망이, 대리석, 화강암, 사암, 90x140x50cm, 2017)’이 떠오르는 도깨비방망이 작품으로 고된 일상에 힘들어하는 우리에게 꿈과 희망 어린 미소, 긍정적이면서도 행복한 마음을 안겨주었다.
먼저 전시장을 들어서면 1층에 1200여 점이 넘는 목조각 작품의 특성을 살려 채색한 ‘도깨비의 꿈(나무에 채색, 120x360x400cm, 2017)’, 보통 우리가 바라는 삶을 매우 다양하게 표현한(침대에서 잠에 빠진 예쁜 여자, 사랑에 빠진 신데렐라 공주와 왕자, 물병, 비행기, 날아다니는 새와 공중을 나는 천사, 스마트폰, 배, 시계, 소원을 들어주는 알라딘 지니, 성기 모양, 하르방, 터질 것 같은 돈지갑, 동물 등)과 꿈 성취욕, 의미(비물질적 가치) 등 내면의 욕망을 형상화한 작품들이 보인다.
오뚝이 오브제로는 거대한 은수저 이미지 ‘꿈 수저(스테인리스스틸, 70x45x187cm, 2018)’, 도깨비방망이들이 ‘도깨비 정원’ 설치작업으로 전시되어 있다. ‘꿈 수저’는 금수저 흙수저 하는 오늘을살아가는 우리게 작가가 주는 선물로 눌러 만져 쓰러뜨리려 해도 오뚝이처럼 계속 일어나는 은빛의 아름다운 스테인리스스틸 조각 꿈 수저 설치 작품이다.
관람객은 실패해도 계속 재도전하는 오뚝이식 도깨비방망이로 가득 채워진 ‘도깨비 정원’을 따라 걷게 된다. ‘바람이 불어도 가야 한다’(스테인리스스틸 150x175x40cm, 2018)’ 작품 속의 그가 가는 인생길엔 마치 불가능이란 없어 보였다. 이 작품은 벽면에 작은 요술램프, 별, 꽃잎, 꿈과 같은 이미지로 은빛 사람을 이룬다. 하늘하늘 꽃잎처럼 섬세하게 철사에 달린 은빛 조각들로 관람객의 작은 움직임에도 코스모스보다 더 연약하게 한들거리며 바람이 불어도 너무도 씩씩하게 한 벽면 가득한 크기로 걷고 있었다.
또한 ‘신화(화강석, 60x60x45cm)’라는 두 개의 작품은 도깨비방망이 꼬리를 가진 해태 모양으로 우리 전통문화에서 시작되어 잊혀가는 우리 고유의 오랜 설화 아이디어로 인생에 용기와 희망, 꿈을 안겨주는 작품이다.
꿈 수저는 한쪽을 눌러 흔들리게 해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난다. 흙수저, 금수저 하는 요즘 세상에 우리에게 꿈 수저라는 제목을 선사하는 작가의 예쁜 마음에 힐링이 되는 ‘도깨비의 꿈’ 전시로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보고 “희망이 없는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희망을 품게 되기를 바란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그는 묻는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글 | 임정욱
작가, 대진대 겸임교수,
핑크갤러리 관장
jgracer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