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롭게 만나는 탐라순력도

 

[아츠앤컬쳐] 병와 이형상 유품, 조선시대 지방관 기록화 등이 한자리에

국립제주박물관는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와 함께 보물 제652-6호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를 집중 조명하는 특별전 ‘그림에 담은 옛 제주의 기억, 탐라순력도’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탐라순력도와 함께 제작 당시의 시대 상황과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17건의 작품도 선보인다.

탐라순력도 표지
탐라순력도 표지

탐라순력도는 1702년 제주목사 병마수군절제사로 부임한 이형상(李衡祥,  1653~1733)이 순력(巡歷)을 실시하고 남긴 화첩이다. 이형상은 순력과 재임 중 중요한 순간들을 1703년 화공(畫工) 김남길(金南吉)에게 그리게 했다. 총 41면의 그림과 서문 2면으로 구성된 탐라순력도에는 1700년을 전후한 시기 제주 사회의 생생한 모습을 담고 있다. 이때문에 제주의 대표 문화유산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그동안 단편적으로만 소개되었을 뿐 기록자이자 저술가로서 이형상 목사의 여러 면모와 지방관들의 그림 제작이라는 조선 후기 문화사적 배경을 조명하는데 미흡했었다. 이번 전시로 탐라순력도의 가치를 높이고 이해의 폭을 넓히며 외연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립제주박물관은 한번에 2면 밖에 볼 수 없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초고해상 디지털 스캔 작업을 실시하고 이를 대형 영상으로 제작하였다. 이 밖에도 관람객이 탐라순력도의 다른 면을 볼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전시하는 면을 바꿀 계획이며 세부 장면을 다양하게 담은 도록도 발간하였다. 탐라순력도 전시면 교체 일정은 국립제주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탐라십경도(12폭) 중 천제담
탐라십경도(12폭) 중 천제담

국립제주박물관 김유식 관장은 “이번 전시는 탐라순력도의 연구 기반을 확대를 위한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와의 첫 협력의 결과물”이라면서, “앞으로도 공동 학술대회 등 다양한 조사·학술행사로 탐라순력도가 제주를 넘어 우리 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시를 준비한 김승익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조선 후기 문화사에서 탐라순력도가 갖는 가치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많은 관람을 당부하였다.

전시와 연계하여 오는 11월 20일(금) 탐라순력도의 문화재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온라인 학술세미나가 준비되어 있으며, 다양한 학교 및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과 온라인 콘텐츠도 선보인다. 전시는 2021년 2월 14일(일)까지이며, 관람과 행사 정보는 누리집(jeju.museum.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취재기자 송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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