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음악을 사랑하다

찰리 헤이든 / 2003년 서울
찰리 헤이든 / 2003년 서울

 

[아츠앤컬쳐] 사진가인 내가 음악에 관하여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음악에 대한 지식이나 비평하는 수준이 높아서가 아니다. 다만 음악을 사랑하는 애호가의 한 사람으로서 음악이 나의 사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또 나의 사진은 음악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 즉 ‘들리는 것’과 ‘보이는 것’의 상호작용을 이야기하려 함이다.

나는 어떤 사진가보다 음악을 많이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떤 사진가보다 음악을 사랑한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래서 적잖이 음악으로부터 영향을 받아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사진, 음악을 사랑하다’라는 칼럼 명을 통해 그 상호관계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풍경 / 2009년 네팔
풍경 / 2009년 네팔

 

찰리 헤이든(Charlie Haden)의 ‘Our spanish love song’

찰리 헤이든은 현재 최고의 재즈 베이스 연주자다. 그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특한 연주 형태와 음악적 행보를 걸어온 베이시스트인데 베이스라는 악기의 특성상 다양한 뮤지션과 협연을 통해 명반을 만들어내고 있다. 몇 해 전엔 그를 주제로 만든 다
큐멘터리 영화 “Rambling Boy”가 발표되기도 했다. 그는 키스 자렛의 멤버로도 활동했었지만 뭐니뭐니해도 1996년에 ‘팻 매스니’와 발표한 ‘beyond the missouri sky’는 그의 서정성을 느끼기에 최고의 앨범이다. 특히 수록곡 중 ‘Our Spanish love song’은 백미로 꼽힌다.

찰리 헤이든의 베이스도 그러하지만 팻 매스니의 기타는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그 둘이 어우러지는 하모니는 절대 다른 악기가 끼어들 수 없는 완벽함 그 자체다. 2009년 네팔 밤하늘에서 본 무수히 많은 별들, 스페인과도 사랑과도 관계없는 풍경이지만 난 이 풍경을 보고 찰리 헤이든의 곡을 떠올렸다. 정확히 말하면 밤하늘 아래에 있으면서 이 곡이 너무나도 듣고 싶어졌다.

글·사진 | 안웅철 사진가
안웅철은 20년 가까이 사진을 찍어온 중견사진가로 1993년 이래 지금까지 10여 차례의 개인전과 여러 의미 있는 그룹전에 참가했다. 지금은 다양한 인물들과 문화, 풍경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3권의 저서와 2011년에는 그의 애청곡과 사진을 모은 컴필레이션반 ‘New York Story(sonymusic)’를 발매했고 올 6월 2집 ‘London Story(sonymusic)’을 발매했다. 이제 새로운 작업을 위해 그가 늘 마음의 고향이라 말하는 뉴욕으로 오랜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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