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풍, 112x194cm, oil on canvas, 2011
남풍, 112x194cm, oil on canvas, 2011

 

[아츠앤컬쳐] 유채화, 즉 오일물감을 사용하는 그림은 특유의 색감 및 질감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진득한 색채이미지에서는 농염하고 중후하며 깊이가 느껴진다. 어쩌면 인상파 시절의 그림들은 유채가 가지고 있는 색채의 아름다움, 그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고흐의 작품을 보면 지금도 반짝이는 보석처럼 맑고 선명한 유채의 아름다움에 찬탄을 금할 수 없다. 순색의 조합을 통해 인상파 그림처럼 유채화의 아름다움을 극명히 보여준 예가 일찍이 있었던가?

양의 마린시티, 116x62cm, oil on canvas, 2012
양의 마린시티, 116x62cm, oil on canvas, 2012

신홍직의 최근 작업은 인상파가 구현했던 순색의 아름다움을 재현하고 있다고 해도지나치지 않다. 그만큼 순색의 아름다움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최근 작업은 마치 순색의 물감에 홀린 듯 어느 작품이나 빛나는 보석처럼 현란한 원색일색이다. 다채로운 색상의 조합이어서 짐짓 화려하지만, 왠지 결코 난하지 않다. 다만 유채 물감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거듭 일깨워줄 따름이다. 이렇듯이 순색을 사용하는 그의 그림은 생동하는 기운을 발산한다. 생동하는 기운이란 생명의 빛과 파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연화리의봄, 112x194cm, oil on canvas, 2010
연화리의봄, 112x194cm, oil on canvas, 2010

그러기에 현란한 원색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강렬한 시각적인 자극은 감정의 비등을유인한다. 물감의 순색은 그처럼 강한 생명의 에너지를 내포한다. 그의 작품에서 발산하는 생동감은 단지 순색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다채로운 색채들이 상충하지 않고 조화를 이룸으로써 시선을 자극하고 환희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작품에는 무언가 억제되어 있던 잠재적인 욕망을 해소시키는 미적인 쾌감이 자리하고 있다. 다시 말해 억제된 감정의 후련한 배출을 유도한다. 이러한 느낌은 순색이야말로 직설적인 감정표현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선도 높은 물감 그 자체에서 발산하는 에너지는 감정의 고양을 부추긴다. 감정의 고양이야말로 그림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최상의 선물이 아닐까. 단지 보고 있는 것만으로 즐겁고 에너지가 샘솟고 행복해지는 그런 감정의 상승을 유도하는 까닭이다.

해운대, 49.5x90cm, oil on canvas, 2010
해운대, 49.5x90cm, oil on canvas, 2010

그의 최근 작업은 화가로서 뿐만 아니라, 한 자연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새로운 경이로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세상에 대한 긍정의 시각이 그처럼 화려한 원색과 명쾌하고 경쾌한 터치를 수반하게 된 것이 아닐까. 순색의 두터운 질감은 내면세계에서 우러나오는 환희의 감정을 여과 없이 온전히 드러낸다. 특히 거칠고 투박하면서도 힘차고 명료한 나이프 터치는 다름 아닌 생명의 아름다움에 대한 직설적인 표현이다. 애매하거나 모호한 이미지가 존재하지 않는 그의 작품은 그만큼 시각적인 호소력이 강하다. 그의 그림에서 삶의 에너지를 감지, 감득하게 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신홍직 ㅣ 9183 동국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수상 ∤ 2 008 제 7회 ‘오늘의 작가상’ 본상 수상(부산미술협회)
개인전 ∤ 2 012 갤러리 이시아(대구), 2011 인사아트센터(서울), 2011 해운대아트센터(부산), 2009 두산위브더제니스 갤러리초대,
0 0 82 ‘오늘의 작가상’ 수상기념전(부산시청), 아트갤러리 청담 초대전(청도) 외 다수
주요작품소장 ∤ 부 산시립미술관, 부산고등검찰청, 영담한지미술관, 해운대컨트리클럽, 일본 나일가사키현청사, ㈜고려 제약, 삼성전자, 부산 시장 관사, 대구백화점
현재 ∤ 신 미술회, 신작전, 그룹상, 대한민국현대인물화가회회원

글 | 신항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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