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찾아오는 12월의 낭만동화

호두까기인형
호두까기인형

 

[아츠앤컬쳐] 12월에 찾아오는 크리스마스의 전설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1977년 아리마고로의 안무로 국내에 처음 선보인 후 33년 동안 임성남 버전, 김혜식 버전, 최태지 버전, 바실리 바이노넨 버전 등 다양한 버전의 호두까기 인형을 선보였다. 2000년에는 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리는 유리 그리가로비치 안무를 국내에 들여와 전일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10년의 장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 했다.

장드로셀&호두
장드로셀&호두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연말이면 호두까기인형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크리스마스 아침의 설렘과 환상을 발레라는 최상의 아름다움으로 표현한 <호두까기인형>은 연말의 최상의 선택이라 할만하다. 크리스마스 파티,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인형들의 춤, 환상적으로 내리는 눈송이 사이에서 왕자와의 행복한 춤, 크리스마스 랜드에서의 각 나라 인형들의 춤 등으로 무대는 공연 내내 볼거리로 가득 차 있다. 주인공 마리가 크리스마스 아침에 일어나 지난밤의 꿈에서 깨어남을 아쉬워하는 것처럼, 마리의 감정에 이입되어있던 관객들은 막이 내리고 공연이 끝나도 <호두까기인형>의 환상적인 무대를 그리워하며 벌써부터 다음 해의 <호두까기인형>을 기다리게 되는 것이다.

<호두까기인형>은 관객들도 크리스마스의 설렘과 기대로 찾는 공연이지만 발레리나들에게도 마찬가지. 주역데뷔의 등용문이라고 여겨지는 호두까기인형은 매년 이번에는 어떤 무용수가 데뷔하게 되는 지가 초미의 관심사. 이 무대로 데뷔하는 무용수들은 내년의 가장 주목해야 할 무용수라고 보면 된다. 샛별같이 빛나는 신예들의 데뷔 무대는 매년 호두까기인형의 객석을 가득 채우는 또 하나의 이유.

놓칠 수 없는 크리스마스 최고의 선물 <호두까기인형>

<호두까기인형>에는 어린이와 어른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다양하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캐릭터와 인형도 등장한다. 할리퀸의 높은 점프, 콜롬비나의 고난도 회전, 여자악마와 남자악마의 깜찍한 춤, 눈의 왈츠, 각 나라 인형들이 왕자와 마리의 결혼식에서 추는 스페인 춤, 인도 춤, 중국 춤, 러시아 춤, 프랑스 춤, 화려한 연주로 호화로운 분위기를 돋우는 꽃의 왈츠, 마리와 왕자의 결혼 2인무 등 지루할 틈도 없이 화려한 춤의 축제가 계속된다. 또한 러시아 볼쇼이 정통 발레의 웅장한 무대에서 선보이는 고난도의 테크닉은 어른들까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게다가 주인공 마리와 왕자님의 로맨스도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로도 안성맞춤이다.

<호두까기인형>이 이렇게 대중적 인기를 얻게 된 데는 화려한 춤뿐 아니라,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도 한 몫 한다. 차이코프스키는 2막 ‘눈송이 왈츠’에 합창을 삽입하여 펑펑 내리는 눈송이의 분위기를 살렸고, 사탕요정의 춤에 '첼레스타' (차이코프스키는 작곡을 의뢰 받고 오케스트라 편성에 쓸 새로운 악기, 첼레스타를 찾으러 프랑스까지 달려갈 정도로 작곡에 열성적이었다)라는 악기를 사용하여 마치 아침이슬이 내려앉는 듯 한 영롱한 효과를 끌어냈다. 피콜로로 표현된 앙증맞은 중국 춤, 현악기와 관악기가 떠들썩한 러시안 춤으로 나라별 음악적 특징이 절묘하게 표현된 것도 놀랄만하다. 게다가 왈츠를 특히 좋아한 차이코프스키의 취향대로 ‘꽃의 왈츠’, ‘눈의 왈츠’ 등 다양한 왈츠 음악을 듣다 보면 정말로 무도회에 온 듯 멜로디에 몸을 맡기게 된다.

관객들은 크리스마스이브의 즐겁고 경쾌한 소란스러움이 잘 묻어나는 화려한 춤과 음악으로 잊을 수 없는 크리스마스 추억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전설 그대로!

예술의전당과 국립발레단이 선보이는 <호두까기인형>은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을 33 년간 이끌었던 '살아있는 신화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안무 버전이다. 그리가로비치는 1966년 볼쇼이 극장에서 <호두까기인형>을 초연하면서 우선 프티파의 대본 자체를 뜯어고쳤다. 여자주인공 클라라는 이름을 마리로 바꿨고, 드로셀마이어는 법률가, 마리의 아빠는 의사라는 식으로 등장인물의 직업까지도 세세하게 재설정하였다.

그리가로비치의 <호두까기인형>이 기존 버전과 가장 달라진 부분은 안무에서 나타난다. 우선 그리가로비치는 마임을 모두 춤동작으로 처리했다. 그 결과, 춤의 양이 엄청나게 많아졌고, 또한 기교적으로도 대단히 어려운 동작이 이어졌다.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된 손님들의 등장부터가 춤이다. 또한 다른 버전에서는 통상 나무인형으로 처리한 '호두까기인형' 캐릭터를 볼쇼이 버전에서는 몸집이 작은 어린이 무용수에게 맡겨 기술적으로 어려운 춤을 추게 했다. 깜찍하고 앙증맞은 이 춤은 해마다 어린이 관객들의 최고의 호응을 얻고 있는 매력 포인트이기도 하다.

마임을 춤으로 처리했을 뿐 아니라, 기존의 춤 부분도 대폭 강화했다. 2막 전체는 왕자와 마리의 결혼식에 각 나라 인형들이 축하의 춤을 추는 형식으로 꾸며졌다. 2막에 나오는 각국 인형들의 춤은 다른 버전에 비해 훨씬 민속성을 강조시켜서 이국적인 냄새가 강하고, 선이 굵고 역동적인 춤을 선호하는 그리가로비치 답게 회전과 도약 등 다른 버전에서는 볼 수 없는 동작들이 끊임없이 나와 관객들의 눈을 현란하게 한다.

 

또한 뛰어난 군무 활용력으로 꽉 찬무대를 선사하는 것도 큰 특징이다. 보통은 주인공이 춤을 출 때 군무는 움직이지 않고 주역의 춤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지만, 그리가 로비치 버전에서는 군무진들이 마치 움직이는 무대 장치와 같이 끊임없이 대열을 변화시켜 시각적으로 화려하면서도 웅장한 느낌을 준다.

일정 : 2011년 12월 16일(금) ~ 12월 25일(일)

시간 : 평일 7시30분, 토,일요일 2시 6시

장소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티켓 : VIP석 9만원, R석 7만원, S석 6만원, A석 3만원, B석 2만원, C석 5천원

문의 : 국립발레단 02) 587-6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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