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대유행(Pandemic)으로 선포된 코로나19(COVID-19)가 계속 확산되는 상황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더욱 불안감을 갖게 만드는 요즘이다. 치료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맘을 졸이며 살 수밖에 없다. 거리는 온통 마스크를 쓴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특히 버스나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경멸의 눈총을 받게 된다.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에 있는 ‘두물머리’는 서울에서 대략 36km 떨어진 곳으로 접근성이 좋다. 경의중앙선을 타고 양수역에 내려 15분 정도 걸으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두물머리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곳이라서 ‘두물머리’라고 부른다. 한자로는 양수리(兩水里)라고 표기한다.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도심을 벗어나 맑은 공기를 마시고 자연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두물머리는 주로 주말에 방문객이 많지만 요즘은 평일에도 사람들로 넘친다. 개학이 늦어지다 보니 아이들을 데리고 교외로 나가는 가족들이 많기 때문이다. 두물머리 근처에는 천연효모종으로만 빵을 만드는 유명한 ‘곽지원빵공방’이 있고 ‘곽지원빵아카데미’도 있다. 곽지원교수(67세)는 일본과 프랑스에서 유학하고 제빵업에 종사한지 30년이 넘은 빵의 명인이다. 빵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자기에게 ‘빵은 인생’이라고 말하는 그는 빵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지금은 제자 양성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두물머리(양수리)에서 약 4km 떨어진 운길산(610m) 중턱에는 수종사가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소속의 사찰이다. 두물머리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 좋은 절이다. 가파른 산길을 걸어서 오르기도 하지만 자동차로 절 입구 주차장까지 갈 수 있다. 그곳에서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수종사에 다다른다.

수종사에는 수령 500년 된 은행나무 두 그루가 있는데 사연이 있다. 1458년, 세조가 두물머리에서 하룻밤을 보내는데 밤에 은은한 종소리를 듣게 되었다. 알고 보니 바위굴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공명되어 종소리처럼 들린 것이었다. 세조는 이곳에 절을 짓게 했고 이름을 수종사(水鐘寺)로 정하고 창건(1459년) 기념으로 은행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무의 나이도 500여 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무의 둘레가 7m에 이르고 평지가 아닌 산비탈에 자리하고 있어 웅장함이 더해 보인다. 수종사에서 바라보는 두물머리의 경치는 가슴을 탁 트이게 만든다.
 

글 | 전동수

발행인, 음악평론가, 코러스나우 예술감독, ITALIAN FILM & ART FESTIVAL 고문, 서울그랜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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