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11일(화)~ 2021년 8월 21일(토)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아츠앤컬쳐] 20세기의 목격자, 라이프 매거진이 선택한 사진

 <라이프 사진전>이 4년 만에 돌아온다. 지난 8년간 수많은 ‘라이프’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인기를 끌어온 <라이프 사진전>은 2013년 ‘하나의 역사, 70억의 기억’으로 시작하여, 2017년 ‘인생을 보고, 세상을 보기 위하여’에 이어 ‘더 라스트 프린트’라는 주제로 삼부작 시리즈의 마지막을 완성한다.

<라이프 사진전: 더 라스트 프린트>는 1000만 장의 방대한 사진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라이프>지 아카이브에서 20세기, 우리가 함께한 순간과 사람, 보이는 것과 그 뒤에 가려진 이야기가 담긴 100장의 사진을 엄선하였다. 지난 두 번의 전시가 격동의 시대와 역사에 남겨진 인물을 중심으로 한 내용을 선보였다면, 이번 전시는 우리의 삶에 보다 가까운 일상을 포착한다.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재를 선동하거나 미래를 자극하기보다는 혼란한 현재와 불안한 미래에 맞설 여유와 원동력이 될 신선함과 아름다움을 선사할 것이다.

한 장의 사진이 <라이프>지에 게재되기까지 사진가와 편집자, 발행인은 끊임없이 논쟁했다. 싸웠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헤밍웨이나 스타인백과 같은 작가들이 기사에 참여하게 될 경우엔 더 복잡한 신경전을 거쳐야했다. 수 개월 동안 아프리카 사막을 누비며 촬영한 수천 장의 사진 중에 단 3~4장만 쓰이는 경우도 허다했고, 카파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처럼 다른 사진이 모두 소실되고 남은 사진이 모두 흔들린 것 11장 뿐이라 기사의 제목에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라고 써야만 한 적도 있었다. 

<라이프 사진전: 더 라스트 프린트>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바래지지 않은 가치를 가진 작품 100장을 엄선하였다. 치열한 논쟁 끝에 선택되어 <라이프>지에 게재된 사진 중에서 인간의 다층적인 삶이 펼쳐지는 이미지를 선별한 이 전시는 포토저널리즘의 무게를 알지 못한 채 뛰어들어 희생을 감내해야 했던 탁월한 사진가들이 공동으로 이룩한 업적이다. 더불어 <라이프>지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사진가 8명의 주요 기사와 <포토에세이>를 빈티지 잡지를 함께 만나 볼 수 있다. 

세상을 읽어야 했던 시대 속에서 탄생한 혁신

1936년 11월 23일에 창간된 사진잡지 <라이프>는 역사상 가장 성공한 잡지로 기억된다. 창간된지 1년만에 100만부를 발행했고, 전성기에는 세계 곳곳에서 총 1350만 부 가량을 찍어냈다. 정기구독자 수만 800만 명에 이르렀던 <라이프>지는 텔레비전이 대중화되기 전까지 사람들에게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로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소식을 전달했다. 

<라이프>지는 제2차 세계대전을 사이에 둔 격동의 시대를 목격했다. 그들의 카메라는 메마른 순간을 기계적으로 기록한 것이 아니라, 인간과 시대의 본질을 웅변으로 증명하고 낱낱이 파헤치는데 열정, 시간, 돈 그리고 어떤 이들은 자신의 생명까지 바쳤다. 

그들이 남긴 작품은 반복되는 역사의 교훈 뿐만 아니라, 다가오는 시대와 삶의 문제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주기도 한다. 참혹한 전쟁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천진한 어린이의 일상, 올해 유행할 패션에 대한 통속적인 기사들을 몇 페이지를 건너지 않고 함께 담을 수 있었던 <라이프>지의 폭넓은 주제는 서로를 각각의 자유로운 개인으로 인정하고, 또 공존했던 이들이 함께 이룩한 인간의 삶에 대한 총체적인 기록이었기 때문이다. 

본다는 것은 무수한 장애물을 허물고 세상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일

<라이프>지는 사람들이 세상을 읽던 시대에서 보는 시대로 바꾸었다. 그들은 종합적이고 사색적이며 흥미있는 주제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일깨우고, 그들의 관심사와 몰두하는 문제들을 다루었으며, 어렵게 생각되었던 과학과 예술을 강력한 이미지와 함께 보다 직접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었다. <라이프>지에 보관된 1,000만 장의 사진 기록은 지난 세기의 중요한 역사적 기록이자, 동시에 지금 세기를 위한 지속적인 영감의 원천이 될 것이다. 

"인생을 보고, 세상을 보기 위하여 대사건의 증인이 되고 가난한 자와 거만한 자의 모습을 보자. 새로운 기술과 정글과 달에 걸린 그림자를 보자. 먼 곳에서 벌어지는 일, 벽 뒤에 방 속에 숨겨진 일들, 위험해질 일들과 사랑받는 사람들, 또 수많은 어린이들을 보자. 본다는 것을 즐거워하자. 보고 또 놀라자. 보고 또 배우자." <LIFE>

<라이프 사진전>은 시대를 막론하고 바래지 않는 인간의 가치를 담은 기록이자 포토저널리즘의 무게를 알지 못한 채 뛰어들어 희생을 감내해야 했던 탁월한 사진가들이 함께 이룩한 업적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100 장의 작품과 더불어 <라이프>지의 상징이라 할 수 있으며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사진가 8명을 조명하는 ‘BIG 8’ 섹션을 통해 <포토에세이>와 주요 기사, 빈티지 잡지를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시간 : 오전 10시 ~ 오후 7시(입장마감 오후 6시)
티켓 : 성인 1만5천 원, 청소년 1만1천 원, 어린이 9천 원
문의 : 디커뮤니케이션 02-332-8011

취재기자 송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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