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m Qais

움카이스 유적지
움카이스 유적지

 

[아츠앤컬쳐] 모세가 이집트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가나안을 향하여 나가며 광야를 사십년간 헤매던 곳, 요르단 땅. 지금은 온 나라에 물이 귀해서 봄에 고작 한 달 잠깐 푸르렀다가 뜨거운 햇볕에 다시 마른 광야로 돌아가는 척박한 땅이지만, 북쪽으로 가면 물도 있고, 사람이 조림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이루어진 숲이 나온다.

 

강은 없어도 작은 물길이 있어 바나나밭도 있고 제법 푸르른 들판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수도 암만에서 북쪽으로 국경까지 달려가면 높은 골란고원 아래로 움카이스(가다라)가 있다.

움카이스박물관 주랑 안벽에 보이는 모자이크
움카이스박물관 주랑 안벽에 보이는 모자이크

 

지금은 작은 국경도시지만, 고대 헬라-로마-비잔틴 시대에는 주위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B.C 63년 폼페이우스 황제가 정한 10대 도시(데카폴리스) 중 하나였고, 이곳만의 특색인 현무암으로 헬라식 도시가 건설되었으며 자체 동전을 사용할 정도로 권한이 컸던 도시다.

기독교에 대한 핍박으로 도망쳐온 기독교인들이 세운 초대교회가  바로 옆의 펠라에 있었으며, 이곳에도 큰 규모의 바실리카가 있었음이 발굴에서 증명되었다. 7세기에 이슬람과의 전쟁에서 패배하고 8세기의 지진과 9, 10세기의 전염병으로 쇠락하여 지금에 이른다. 

펠라
펠라

 

요르단에서 거의 볼 수 없는 선선한 날씨에 나무가 있는 산이 보인다. 그 귀한 숲이 있는 국경지방에 옛 화산지역으로 검은 현무암 돌기둥이 선 곳 움카이스. 비가 지나간 후에 도착한 움카이스는 아직 수증기가 맴돌아 희뿌옇다. 현무암 원형극장은 간간이 빗물이 남아 진하고 은은한 검은색을 보인다.

500석 규모의 현무암 원형극장

그 옛날 널찍한 현무암 돌판을 깔아 닦아놓은 평평한 대로가 골란고원과 나란히 길다랗게 뻗어있다. 길을 따라 양쪽으로 무너진 건물과 원주들이 한참동안 펼쳐져 옛날의 영화를 말해준다.

움카이스 유적지의 대로
움카이스 유적지의 대로

그 길을 지나 경계에 이르면 양들이 군데군데 경사진 풀밭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초소가 나온다풀밭을 보니 확실히 물이 넉넉한가 보다. 절벽같은 깊은 골짜기로 자연히 형성된 국경선 너머는 갈릴리호수와 골란고원이다.

양떼
양떼

 

국경 안쪽은 주로 구약성경에 나오는 장소이지만, 그 너머 이스라엘은 갈릴리호수로 신약 4복음서에 나오는 장소들이다. 바로 뒷편이 마가복음 5장에 거라사 지방의 군대귀신 들린 사람 이야기가 전하는 곳이다. 쇠사슬로도 제어할 수 없는 더러운 귀신 들린 사람이 무덤가에 살았는데 예수를 만나고 그 더러운 귀신들이 그 사람에게서 빠져나와 돼지떼에게로 들어가 비탈길을 내리달아 스스로 갈릴리바다에 빠져 몰사했다는 바로 그 장소다

움카이스 유적 오른쪽 위로 갈릴리호수와 티베리아스

건너 멀리 갈릴리호수와 호숫가에서 가장 큰 도시 티베리아스가 보인다. 호숫가를 빙 둘러싸고 온갖 예수에 관한 기적이 널려있다. 저 호수에 풍랑이 일어 예수가 잠잠하라고 혼을 내니 호수가 잠잠해졌고, 예수가 물 위를 걸어오니 베드로가 자기도 걷다가 의심한 순간 물에 빠져 건져내어 살린 적도 있다. 그리고 어부였던 베드로가 잡던 물고기 peter's fish가 아직도 잡혀 관광객이라면 맛을 불문하고 한 번은 먹고 오게 되는 곳이다.

움카이스에서 바라본 갈릴리호수와 도시 티베리아스. 
움카이스에서 바라본 갈릴리호수와 도시 티베리아스. 

 

이곳은 기독교의 기적과 믿음의 갈릴리호수가 내려다보이고 바실리카의 유적이 남아있는 움카이스인데 지금은 이슬람교의 땅이다. 세월이 그렇게 만들어놓았다.

움카이스(다라사)
움카이스(다라사)

 

글, 사진 전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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