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리스트에 있네 없네 실랑이를 벌이느라 결국 쇼가 시작해서야 입장할 수 있었다.
그러면 뭐 하랴. 집채만 한 안전요원들이 시야를 가리고 있으니. 이쯤 되면 촬영도 쇼 구경도 포기할 수밖에…라고 생각하지 말자. 대신 렌즈를 망원렌즈로 갈아 끼우게 된다.
이때 손에서 놓쳐버린 렌즈캡을 어둠 속에서(헌데 이게 검정색이라 대략난감) 찾는다. 이것도 잠시, 카메라의 감도(어두우면 더 높여줘야 하기에)를 다시 조절해주고 셔터타임을 세팅하고 사진을 찍기 전에 물이 마시고 싶은 것도 그리고 소변을 종일 참은 것도 잊어버릴 수 있으면 그럭저럭 쇼장을 나설 수 있다.
쇼를 마치고 나오니 밀라노에 수십년만에 내린 함박눈이 팝콘이 되어 하늘에서 떨어지는 중이다.
_at Finale, Dolce & Gabbana 2013
사진·글 | 케이티 김
사진작가. 패션계의 힘을 모아 어려운 이들을 돕자는 Fashion 4 Development의 아트 디렉터로 뉴욕에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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