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전방 동시대예술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난다 - 토시키 오카다, 마텐 스팽베르크를 비롯해 총 11개국 28편의 작품 소개 ◈ 토시키 오카다, 새로운 연극 형식 '에이조 연극(영상 연극)' 창안 - '연극'이라는 매체의 확장 가능성을 실험하다 ◈ 국내 젊은 작가들의 주요 작품을 재제작하여 소개 - 김보용, 임고은, 김지선 등 해외에서 주목하는 국내아티스트의 작품을 재제작
[아츠앤컬쳐] 옵/신 페스티벌은 매년 가을,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 동시대예술 축제이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한 옵/신 페스티벌은 국내외 동시대 예술가들이 다양한 형식과 주제로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는 축제다.
2020년 시작 이래, 지금까지 한국 및 아시아의 젊은 예술가들의 신작을 제작하고 세계 공연예술계의 흐름을 주도하는 급진적인 스타일의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면서 호평받았다. 올해는 10월 30일(일)부터 11월 20일(일)까지 옵/신 스페이스(서촌공간 서로)를 비롯해 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 일민미술관, 아트선재센터, 갤러리 기체, 에스더 쉬퍼 서울, 문래예술공장 등 다양한 공간에서 공연, 퍼포먼스, 상영 등의 형식으로 총 28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토시키 오카다(일본), 마텐 스팽베르크(독일/스웨덴), 메테 에드바센(노르웨이), 보슈라 위즈겐(모로코), 호루이안(싱가포르), 더블럭키 프로덕션(독일), 마리아 하사비(미국), 재커리 폼왈트(네덜란드/미국) 티노 세갈(독일) 등의 작품과 국내 작가로는 김보용, 김수화, 김지선, 서현석, 워킹아하, 이영준, 임고은의 작품을 소개한다. 또한 페스티벌 기간 동안 공공예술 프로젝트 ‘당신이 살고 싶은’ 전시와 연계한 공연프로그램과 더불어 더블럭키 프로덕션의 인터랙티브 내러티브 웹사이트를 선보인다.
올해 가장 주목할 작품 중 하나는 토시키 오카다의 <뉴 일루전(NEW ILLUNSION)> 이다. 일본 컨템포러리 연극을 대표하는 토시키 오카다는 최근 독일 뮌헨 카머슈필레, 함부르크 탈리아 극단과의 작업을 통해 세계적인 연출가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옵/신 페스티벌이 위촉한 신작 <뉴 일루전>은 토시키 오카다가 개발한 ‘에이조 연극(EIZO THEATER, 영상연극)’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무대다. 에이조 연극은 디스플레이 공간을 연극 공간으로 바꾸는 새로운 형태의 연극으로 연출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연극’이라는 매체 자체의 잠재력을 확장하는 시도가 될 것이다.
두 번째 작품은 더블럭키 프로덕션의 <트루 유>이다. 더블럭키 프로덕션은 크리스 콘덱과 크리스티안네 퀄의 결성한 듀엣 그룹으로 테크놀로지에 대한 비평적 사유를 펼치는 연극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크리스 콘덱의 <죽은 고양이 반등>은 2010년 페스티벌 봄을 통해 국내 관객에게 소개된 적이 있으며, 이 작품은 파격적인 공연 컨셉으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공연 중 하나이다. 이번에 공연될 <트루 유>는 오늘날의 기술이 인간의 감정 속에 담겨있는 ‘진실’을 파악하려 한다는 것에서 시작한다.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신체로부터 진실을 읽는 감성 컴퓨팅(effective computing)의 방법으로는 음성분석, 미세표정 분석, 뇌파 시각화 등이 있다. <트루 유>는 확장된 시네마 렉처 퍼포먼스 형식을 가져와 고대 중국의 쌀점에서부터 근대 거짓말 탐지기까지, 기술이 어떻게 진실의 성격을 바꿔 놓는지를 보여준다.
옵/신 페스티벌은 동시대 예술담론을 이끌고 있는 포스트댄스의 대표주자 두 명의 아티스트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가장 급진적이고 선구적인 무용가 마텐 스팽베르크를 3년 연속 초청해 작품을 위촉 제작하며,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마텐 스팽베르크는 다음 세대의 무용의 역할과 가능성에 관해 ‘포스트 댄스’와 ‘탈주체’를 담론으로 제시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3일에 걸쳐 진행되는 대화 시리즈 <강둑대화-그런 코트를 입고 나타난>을 준비하고 있으며, <게시판에 숨겨진>이라는 소설 프로젝트와 국내 무용수와 함께 제작하는 공연 <나는 이들 중 하나를 숨긴다> 까지 세 가지 다른 형식의 독립적 작업이자 연결된 작품으로 소개된다.
두 번째로 메테 에드바센의 두 작품이 공연된다. <블랙>은 언어를 통해 보이지 않는 세계가 보이기까지 과정을 그린다면, 다른 작품 <무제>는 반대로 언어의 부정을 통해 존재와 인식을 향한 관객의 시각을 확장시킨다.
모로코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안무가 보슈라 위즈겐은 마라케시의 가장 오래된 카바레에서 일하는 아이타 가수들과 함께 신작 <엘리펀트>를 선보인다. 2018년 국내에 소개된 <마담 플라자>는 전통 명인에 대한 존경과 여성의 신체를 성적 대상으로 배척하는 이중적 시선을 대면하여 바치는 오마주였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번 작품은 제의의 형식을 빌려 모로코 지방에서 구전, 전수되어온 형식을 기반으로 목소리와 타악기가 공존하는 콘서트 형식의 안무작을 선보인다. 또한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마리아 하사비는 무용수의 느린 움직임과 미세한 감각을 ‘살아있는 조형’으로 다루며 미술관에 침투해 강력한 명상적 안무를 선보인다.
자본주의 시대 속에서 예술과 자본의 관계와 그 속에서 이미지와 영상과 같은 재현 매체가 기능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두 명의 아티스트를 소개한다. 재커리 폼왈트는 자본의 축적과 사진술의 발달 과정을 살피고, 자본이 미적 경험에 제기하는 문제를 탐구한다.
신작 <산업, 그리고 그 대체 불가능한 매체들>을 비롯해 전작 <자본의 자리> <아크에 비추어> 등 총 3개의 영상작업이 갤러리 기체에서 소개된다. 호루이안의 영상 작업 <라이닝> <학생의 몸>이 재커리 폼왈트의 작업과 듀엣 전시로 소개되며, 렉처 퍼포먼스 <인민 없는 경제>도 공연된다. <인민 없는 경제>는 중국이 시장경제를 받아들여 포스트 사회주의로 전환될 무렵의 중국과 싱가포르의 역사를 살피며 후기 자본주의의 위기를 되짚는다.
1970년대 후반, 중국 정부는 싱가포르의 경제와 정책 연구를 위해 수천의 관료를 싱가포르에 파견했고, 이는 향후 중국의 정치적 상상력을 재편하는데 결정적이었다. 이 작업은 2008년 세계 금융 위기와 중국 경제의 호황에 따른 부패 문제를 재조명하며 중국이 싱가포르의 통치 방식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살핀다.
공연장뿐만 아니라 미술관에서의 퍼포먼스 작업과 컨템포러리 미술 혹은 영화 씬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국내외 아티스트의 영상 작업을 소개한다. 티노 세갈과 필립 파레노는 <앤 리> 라는 작품을 선보인다. 자신을 일본 만화의 주인공 ‘앤 리’라고 소개하는 13세 소녀가 실제로 미술관에 등장해 관객과 상호작용을 시도한다.
2011년 제작한 이래 팔래 드 도쿄, 프리즈 뉴욕 등에서 소개된 바 있다. 옵/신 페스티벌은 국내작가의 작품을 위촉 제작하며,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꾸준히 소개해왔다. 팬데믹으로 인해 지난 페스티벌에서 많은 관객을 만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던 김지선, 임고은, 서현석, 이영준 등 국내 주요 예술가들의 작업을 재제작해 소개한다.
김지선은 유럽에서 호평받았던 <슬픔의 집>과 작년에 제작한 <역행의 여행사> 두 작품을 소개하며, 서현석의 <레스 폼레스>는 에릭 보들레르의 신작과 함께 상영된다. 그 외에도 김보용과 김수화, 워킹아하 등의 젊은 작가들의 신작도 선보인다. 김보용의 영상 사운드 설치 작업 <암실>, 김수화의 VR퍼포먼스 <메타 헨즈>와 ‘커뮤(자작 캐릭터 커뮤니티)’에서 탈 주체적 공동의 글쓰기를 통해 만든 영화의 프로토타입과 과정을 공유하는 워킹아하의 <리산시티, 알스트로에메리아, 아수아 형성기>를 선보인다.
페스티벌 연계 프로그램으로 공공예술 프로젝트 시비촌2.0의 <미래 공동체를 생각하는 포럼 시리즈>,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의 <진동새와 손편지> 작업을 소개한다. 옵/신 페스티벌의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트레일러 영상
관람료 1만~4만원(공연 별 상이). 예매 및 문의 옵/신 페스티벌 홈페이지(ob-scen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