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x Centuries of Beauty in the Habsburg Empire

 

[아츠앤컬쳐] 국립중앙박물관이 한국과 오스트리아의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여,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전시를 개최한다. 오스트리아 빈미술사박물관에 소장된 합스부르크 왕가의 대표적인 소장품으로 15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수집한 회화, 공예, 태피스트리, 복식 등 다양한 전시품 96점을 선보인다.

얀 브뤼헐@암브로시아나, 꽃다발을 꽂은 파란 꽃병
얀 브뤼헐@암브로시아나, 꽃다발을 꽂은 파란 꽃병

특히 1892년 조선과 오스트리아가 수교한 후 고종이 프란츠 요제프 1세에게 선물한 조선의 갑옷과 투구가 130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아온 점에 큰 의미를 둔다.

투구와 갑옷, 조선, 1890-94년경, 마차박물관
투구와 갑옷, 조선, 1890-94년경, 마차박물관

오스트리아와 조선은 1892년 수교를 했다. 당시 조선은 청나라와 일본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서구의 여러 나라와 수교를 하고 있었다. 또한, 오스트리아도 동아시아 지역으로 진출해 자국의 상인들이 조선 개항장에서 법적 보호를 받으며 안정적으로 활동하도록 수교를 하고자 했다. 이러한 양국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 수호 통상 조약을 체결하게 된 것이다.

파올로 베로네세, 동방박사의 경배
파올로 베로네세, 동방박사의 경배

고종은 수교에 대한 선물로 조선의 갑옷과 투구를 오스트리아로 보냈고, 이 선물은 1894년 2월 10일 날짜로 프란츠 요제프 1세 황제의 수집품으로 등록됐다. 그리고 130년이 지나 올해, 이 특별한 선물이 다시 한국을 찾았다. 덕분에 놀라울 정도로 보존 상태가 양호한 조선 19세기 말 포형 갑옷으로 소개되었다. 이 전시를 통해 19세기 말 오스트리아와 한국이 주고받은 마음의 증표를 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아테네에서 설교하는 사도 바울, 밑그림: 라파엘로 산치오,제작: 야콥 괴벨스 1세, 1600년경, 빈미술사박물관
아테네에서 설교하는 사도 바울, 밑그림: 라파엘로 산치오,제작: 야콥 괴벨스 1세, 1600년경, 빈미술사박물관

합스부르크 왕가는 13세기 신성로마제국 황제를 배출한 이후 15~20세기 초까지 600여 년 간 신성로마제국과 오스트리아 영토를 다스리는 황제로 군림한 가문이며 16세기에 프랑스와 영국을 제외한 유럽의 거의 전 지역을 다스렸고, 17세기 종교적 갈등으로 촉발된 30년 전쟁과 그 결과인 베스트팔렌조약, 18세기 스페인과 오스트리아 왕위 계승 전쟁의 중심에 있었다. 또한,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되는 중심에 서 있던 유럽의 가장 영향력있는 명문가 중 하나이다.

페르디난트 2세 대공의 독수리 장식 갑옷
페르디난트 2세 대공의 독수리 장식 갑옷

 

이번 전시는 이 특별한 가문 ‘합스부르크’왕가가 15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유럽 역사의 중심에서 문화와 예술에 대한 한결 같은 애정으로 동시대를 풍미하며 수집한 매혹의 걸작들과 함께 예술의 후원자이자 수집가로서의 뚜렷한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다.

얀 스테인, 바람 난 신부를 둔 신랑
얀 스테인, 바람 난 신부를 둔 신랑

 

합스부르크 가문이 유럽의 패권을 쥔 시기는 바로크미술이 가장 번성했던 때였다. 스페인령 네덜란드 총독을 지낸 레오폴트 빌헬름 대공은 일생 동안 1,400여 점의 명화를 수집했고, 이 작품들이 현재 빈미술사박물관 회화관의 명성을 드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그리스·로마 신화의 역동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한 피터르 파울 루벤스, 스페인 최고의 궁정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 사계절에 피는 꽃을 한데 모아 이상적인 꽃다발을 만든 얀 브뤼헐 1세 등 시대를 풍미한 거장의 명화가 전시장을 흐르는 바로크 음악의 아버지 바흐의 선율과 함께 한다.

십자가 모양 해시계, 1619년, 빈미술사박물관
십자가 모양 해시계, 1619년, 빈미술사박물관

 

또한, 합스부르크의 황제들은 섬세한 세공과 당대의 지식의 결정체인 진귀한 예술품 수집을 즐겼다. 십자가형 해시계에 수학과 과학의 모든 지식을 집약시키고, 조개껍데기에 황제의 얼굴을 조각했으며, 누금과 금실을 꼬아 만든 바구니 등 정교한 작품으로 방을 채우고 왕실과 귀족의 스포츠인 창 시합에서 입은 갑옷으로 위용을 뽐냈다.

주피터와 머큐리를 대접하는 필레몬과 바우키스
주피터와 머큐리를 대접하는 필레몬과 바우키스

19세기에 들어 프란츠 요제프 1세 황제는 30년에 걸친 도시 확장 프로젝트로 수도 빈을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 탈바꿈시켰다. 지금도 빈은 클래식과 문화적 관광 명소로 유명하다. 이번 전시에서 합스부르크 왕가, 그리고 도시 빈과 관련 있는 클래식 음악으로 더 풍부하게 전시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디에고 벨라스케스, 흰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
디에고 벨라스케스, 흰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

 

■ 기간 2022년 10월 25일~2023년 3월 1일
■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 시간 월,화,목,금,일 오전 10시~오후 6시, 수,토 오전 10시~오후 9시
■ 티켓 10,500원
■ 주최 국립중앙박물관 02-2077-9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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