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의 아름다운 출사지

조수남, 익산 가창오리 군무 27mm  F8  140S  ISO 3200
조수남, 익산 가창오리 군무 27mm  F8 140S ISO 3200

 

[아츠앤컬쳐] 오직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가창오리 군무는 경이로움 그 자체다. 가창오리(Anas formosa)는 환경오염 등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하여 마다가스카르 쇠오리, 뉴질랜드 쇠오리, 중앙아시아의 흰빛쇠오리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오리다. 시베리아 동부 등에서 번식 하고, 그 중에서 약 90%가 월동을 위해 우리나라를 찾아온다. 주로 서산 삽교, 예산 예당지, 군산 금강, 고창 동림지, 영암 영암호, 해남 고천암 등에서 겨울을 보내고, 이듬해 봄 북상한다. 기후 온난화로 머무는 기간이 짧아져 촬영 기간은 약 3개월 정도로, 촬영 시기는 11월 말 부터 2월까지 가능하다.

수만 마리가 하나의 큰 무리로 이동한다. 전체를 화면에 담기 위해서는 화각이 넓은 광각 렌즈를 사용하고, 순간 이동을 포착하기 위해 12-24mm, 16-35mm의 줌렌즈가 좋다. 해질 무렵 조리개 우선 모드로, 조리개 F8, 감도는 800에 놓고 시작한다. 어두워지면 F5.6으로 좀 더 개방하고, 감도는 1600, 3200, 6400까지 올리면서 촬영한다. 움직임이 빠르기 때문에 삼각대를 사용하면 좋은 장면을 놓치기 쉽다. 감도를 올리고 손 떨림 방지 센서를 켠 상태에서 셔터는 1/50초 까지 촬영해보자. 약간 흔들린 저속 셔터 사진은, 날개의 역동성을 살리는 장점도 있다. 눈 내린 날, 어두운 상황이라면 이 부각되도록 스트로보 조명을 터트려 독특하게 담아보자.

군산과 익산 지역은 군무를 촬영하기 좋고, 가창오리가 가장 오랜 기간 머무는 곳이 금강 하구이다. 강의 폭이 넓고, 길어 오래 머물기 때문에 돌고래, 코끼리, 가오리 등 다양한 군무를 보여줘 여러 형태를 담기에 유리하다. 특히 금강 하구 인근에 나포십자뜰 앞 철새 관찰소(군산시 나포면 옥곤리 955-30)가 있어 오리를 한눈에 모두 볼 수 있고, 둑방 쪽으로 도로가 있어 접근성이 용이하다. 금강 하구둑 남단에서 출발하여, 군산시 나포면을 거쳐 익산시 웅포면의 웅포대교까지 이어지는 강변도로를 차로 이동하면서 촬영하고, 부재(, 바지선, 교량, 갈대 등)가 있는 곳에서 가창오리가 오면 기다렸다 촬영하자.

낮에는 천적을 피해 물 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야행성이라 해가 지면 먹이활동을 위해 섭식 장소로 이동한다. 낙곡(벼 낟알)과 풀씨가 주식이기 때문에 일몰 시간에 벼농사 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일제히 비상하여 아름다운 군무를 보여준다. ‘군무는 떼를 지어 새가 비행하는 모습을 말한다. 가창오리 군무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어 외국에서 출사를 올 정도로 매우 희귀한 풍경이다. 촬영이 아니라도 한 번 쯤 군무를 보기 위해 떠나보면 어떨까.

 

글 | JOA(조정화)
사진작가
현재, 월간중앙 <JOA의 핫피플 앤 아트> 연재 중
<그래서 특별한 사진읽기>저자
<photoschooljo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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