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서양미술사, 유승연 지음

 

르네상스부터 현대미술까지, 다 빈치에서 반 고흐까지

내셔널 갤러리에 가면 세기의 걸작이 말을 건다!

[아츠앤컬쳐] 올해로 개관 200주년을 맞는 런던 내셔널 갤러리는 2300여 점의 걸작을 소장한, 서양미술사를 개괄할 수 있는 독보적 공간이다. 서양미술사의 고전으로 불리는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에 가장 많은 도판이 실린 미술관 역시 내셔널 갤러리이다. 13세기부터 20세기까지 시대순으로 작품을 전시하고 있어 전시실을 순서대로 돌아보는 것만으로 서양미술의 지도가 머릿속에 그려진다.

원근법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렘브란트는 자신의 고독한 마지막을 어떻게 표현했나? 종교개혁이 미술에 끼친 영향은 무엇일까? 평소 역사화를 경멸하던 에두아르 마네는 왜 역사화를 그렸을까? 반 고흐가 해바라기를 그린 까닭은 무엇일까? 폴 세잔의 시선은 어떻게 현대미술의 문을 열었을까?

작품 한 점 한 점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며 서양미술사를 한눈에 꿰뚫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이 하준서림에서 출간되었다. 내셔널 갤러리에서 500일 이상을 보내고 200회 이상 해설한 도슨트 유승연의 첫 책이다. 가톨릭 수사이자 서강대 명예교수인 안선재, KAIST 미술관장 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인 석현정, 아트컬럼니스트이자 에이앤씨미디어 대표인 이화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원장 김세원이 이 책을 자신 있게 추천했다.

화가의 삶, 시대의 목소리, 불멸의 순간들

이토록 쉽고 재미있게 즐기는 서양미술사!

예술은 시대의 목소리와 화가의 삶을 품고, 과거와 현재를 조화롭게 잇는다. 미술 작품 감상이 때로는 어렵고 의외로 재미난 까닭이 여기에 있으리라. 트라팔가 광장을 지나 내셔널 갤러리에 들어선 저자는 초기 르네상스 시대 회화부터 시작하자며 세인즈버리관으로 우리를 이끈다.

파올로 우첼로의 산 로마노 전투앞에 이르러 지금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원근법이 당연하지 않던 580년 전, 어딘지 어색한 원근감에서 미술의 혁신이 싹텄다고 귀띔한다. 서관에 걸린 한스 홀바인의 대사들은 내셔널 갤러리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다양한 상징물과 함께 왜상 기법으로 그려진 해골에서 인생의 덧없음이 느껴진다.

어느덧 북관에 이르자 렘브란트 판 레인의 34세의 자화상63세의 자화상을 함께 감상할 것을 권한다. 르네상스의 후예를 자처하던 젊고 당당한 렘브란트와 말년의 어두운 렘브란트가 대조되어 쓸쓸해지지만, 창작의 열정이 깊은 울림을 전한다. 동관에 걸린 막시밀리안의 처형을 마주한 저자는, 평소 역사화를 경멸하던 에두아르 마네가 그려낸 역사의 단면에서 예술이 시대적 비극을 얼마나 강렬하게 담아낼 수 있는지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앞에서는 화가가 담으려 한 사랑의 풍경을 발견한다. 수많은 해바라기를 그린 반 고흐는 단 두 점에만 서명을 남겼고, 내셔널 갤러리에서 그중 한 점을 만날 수 있어 더욱 반갑다.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은 내셔널 갤러리가 지닌 사회적 의미도 놓치지 않는다. 내셔널 갤러리의 역사로 시작해 세계대전 중 열린 음악회, 무료 운영 정책이 갖는 진정한 의미, ‘네 번째 좌대 프로젝트등 약자를 향한 시각과 공공성의 가치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내셔널 갤러리가 지금까지 해온, 그리고 앞으로 해나갈 활동을 보면 대중과 단절되지 않고 사회의 변화에 귀 기울일 때 예술이 어떤 힘을 갖는지를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역사가 숨 쉬는 웨스트민스터 사원과 세인트 폴 대성당, 오늘의 런던을 보여주는 테이트 모던 미술관 등 런던의 명소도 함께 소개한다. 잉글랜드에서 태어나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중세 문학을 공부한 안선재 수사(Brother Anthony)는 권두에 실린 추천의 글에서 독자들이 내셔널 갤러리 전시실에서, 그리고 미술사 속에서 그림을 발견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으로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을 소개하며, “유승연 씨의 안내를 받아 잠시 발길을 멈춰보세요. (중략) 이 방 저 방 바삐 이동하며 몇몇 유명한 작품 앞에서만 사진을 찍는 대신, 한 점의 그림을 오랫동안 공들여 바라보세요라고 일독을 권했다. 석현정 KAIST 미술관장은 인기 시리즈를 정주행하듯 몰입했다며 추천의 변을 밝혔다.

140점의 도판과 생생한 현장 사진, 역사적 배경으로

풍성하게 구성한 내셔널 갤러리에서의 500!

저자 유승연은 예술과 사람,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아트 커뮤니케이터이다. 2014년부터 런던에 체류하면서 내셔널 갤러리에서만 200회 이상, 대영박물관에서는 300회 이상 해설을 하며 예술적 대화를 나누어온 경험은 감동을 전하려면 이야기를 전해야 한다는 진리를 깨닫게 했다. 그렇게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서양미술사를 공부하고 도슨트로서 해설해온 저자의 열정과 여정이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한 권에 고스란히 담겼다.

유승연은 그림 속 인물들과 눈을 맞추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전하며 런던에서의 3년을 의미 있게 보냈다그때의 감흥을 글로 풀어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고 집필 동기를 밝힌다.

저자는 집필에 임하며 세 가지를 염두에 두었다고 전한다. 첫째, 내셔널 갤러리를 중심으로 작품을 시대별로 연결하여 서양미술사의 큰 흐름을 전하는 것, 둘째, 작품에 깃든 화가의 삶을 탐구해 예술가의 내면이 반영된 배경을 함께 조명하는 것, 셋째, 다양한 배경지식과 키워드를 제공해 작품을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이를 위해 내셔널 갤러리 작품 외에도 관련 작품까지 포함하여 총 140점이 넘는 도판을 풍성하게 수록했다. 또한 신성로마제국의 흥망, 합스부르크 가문의 역사, 잉글랜드 종교개혁 등 서양미술사의 중요한 전환점을 다룬 역사적 사건들을 별도 페이지로 구성해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더불어, 세인즈버리관에서 시작해 서관, 북관, 동관으로 이어지는 관람객의 동선에 따라 내셔널 갤러리 전경과 각 전시실 풍경을 담은 사진을 수록하여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한다. 이에 김세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원장은 오랜만에 서양미술사의 맥락을 깊이 있게 짚어주는 책을 만났다며 출간을 반겼고, 아트컬럼니스트이자 에이앤씨미디어 대표 이화순은 내셔널 갤러리에서 500일을 보낸 작가의 뿌듯함이 온전히 내 것이 된다며 이 책을 추천했다. 

 

저자 유승연

예술과 사람, 과거와 현재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아트 커뮤니케이터. 이화여자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2001MBC 생방송 퀴즈가 좋다에 출연하여 여성 최초로 퀴즈의 달인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2014년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말 그대로 문턱이 닳도록내셔널 갤러리를 드나들며 서양미술사를 공부했다. 2015년부터 내셔널 갤러리에서 해설을 하며 관람객 스스로 예술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노력했다. 내셔널 갤러리에서만 200회 이상, 대영박물관에서는 300회 이상 해설했다. 현재 서울시 문화관광해설사 및 국립중앙박물관 영어 도슨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 외에도 신세계 아카데미와 서울시50플러스센터, 법무연수원, 국제로타리클럽 등에서 서양미술사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제공 하준서림

문의: www.hajunbooks.com | shchoi@hajunbook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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