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lling Stones 돌과 함께 구르기

박지원, 롤링 스톤즈 2024
박지원, 롤링 스톤즈 2024

 

[아츠앤컬쳐] 박지원은 이번 개인전에서 사진을 버리고 페인팅으로 돌아갔다. 두 번이나 사진 개인전을 열었던 이력으로 보면 의외이고 배신이고 모험이다. 파슨스를 졸업한 패션 디자이너로 알려졌지만 그보다 먼저 이화여대 서양학과를 졸업한 미술가로서 이제부터 확실하게 굴러보겠다는 자기 선언 같은 개인전이길 바랬을까? 그래서 돌 사진을 모두 치우고 돌을 캔버스에 굴리는 방법으로 돌 그림을 그렸을까? 그런데 왜 그런지 그녀의 돌 그림에서 가느다랗고 단단한 슬픔이 보인다.

박지원, 롤링 스톤즈 2024
박지원, 롤링 스톤즈 2024

“날마다 노르망디 해변에 나가 정처없이 헤매고 다녔던 때가 있었다. 왜 내가 여기에 있나. 어쩌다 여기까지 왔나,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때 파도에 휩쓸려 이리저리 움직이는 돌들을 만났다. 달리 할 일이 없어서 돌 두 개를 손에 쥐고 이렇게 가만히 해변에 앉아 있었다. 한참을 앉아 있었다. 그리곤 놀랐다. 손안에서 느껴지는 돌들의 따뜻한 온기. 그 아득한 온기와 함께 마음이 그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었다.” -박지원 작가의 말

박지원, 롤링 스톤즈 2024
박지원, 롤링 스톤즈 2024

그 때문인지 박지원의 돌 그림은 어지럽게 신비롭고, 방심하게 의지적이다. 한편 노르망디의 돌들이 아직 구르지 못한 더 많은 길들을 보여주는 듯 희망적이기도 하다.

By kyung @oh_byul_arts

박지원, 롤링 스톤즈 2024
박지원, 롤링 스톤즈 2024

 

박지원 작가

이화여대 서양화과 졸업, 파슨즈 패션 디자인 AAS 수료. 모친 김행자 디자이너와 애티튜드 브랜드 디자이너 활동. <지원 박 콜렉션>으로 국내외 디자이너로 2000년대 활동. 2003년 미국 보그 잡지에 올해의 주목할 신진 디자이너로 선정. 2006년 유럽 이주, 주얼리 디자인과 포토그래퍼, 에세이 라이터로 활동 중 4차례의 사진전, 2022년 에세이집 ‘애플타르트를 구워갈까해’ 출간. 2022년 ’박지원의 리빙 라이프 전‘, 2024년 첫 회화 개인전 <롤링스톤즈>로 화단 데뷔

저작권자 © Arts & Cultur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