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를 넘어선 시선으로 바라보다

 

[아츠앤컬쳐] 서울 용산구 해방촌 복합문화예술공간 DIAMOND G (다이아몬드지·대표 최수현)에서 사진가 박진하의 ‘Vision of Beyond' 전을 개최한다. 올해 126일부터 2025228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사진으로 그림 그리듯이 작업하는 작가의 연작인 풍경 설명서(Manual of Landscape) 세 번째 이야기이다.

작가는 21, 23년 전남 국제 수묵 비엔날레에 초청되어 국내에는 생소한 초대형 파노라마사진을 여러 차례 소개한 바 있으며 유럽 여러 하이엔드 카메라 브랜드들의 엠버서더와 마스터로서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소재로 방대한 개인 작업을 해왔다. 최근에는 김수근 문화재단과 함께 건축 아카이빙 작업도 진행 중이며 대형 미술관 전시를 앞두고 있다.

2022 Summer 2100x2100 Infrared photography Achieving pigment print
2022 Summer 2100x2100 Infrared photography Achieving pigment print

사진가 박진하는 고행자처럼 나그네로서 자연을 찾아 떠난다. 사전 탐구를 마친 여러 장소에서 오랜 시간 동안 순간을 기다리고 최고의 아름다움을 포착한다. 그렇게 한 장소에서 수천수만 장의 촬영한 이미지를 다시 정교하게 재조합하고 보정 하는 힘든 여정으로 사진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각예술로 표현하는 그의 작품은 광대한 노력의 농축된 결과물이다.

작가는 인류의 시간개념과 단위 그리고 원근법을 초월하여 한 공간에 존재하는 대상을 하나의 시공으로 재창조하여 변화하는 수많은 시간과 공간을 단 한 장의 거대한 초 현실적인 풍경으로 보여준다. 그에게 있어서 사진이란 정지된 순간의 한계를 벗어난 움직이고 있는 역동적인 생명체이며 픽셀 하나하나 살아 숨 쉬는 정교하고 또렷한 세포처럼 표현하는 것이다. 그 어떤 것도 정해진 것 없는 모호한 경계 속에서 그가 탄생시킨 새로운 모습의 빛과 돌과 물만이 존재하는 세상이 그가 전하는 고행의 결론이다.

38º04’38.7”N 127º08’35.9”E 2022 Summer 2100x1050 Infrared photography Achieving pigment print
38º04’38.7”N 127º08’35.9”E 2022 Summer 2100x1050 Infrared photography Achieving pigment print

"Vision of Beyond” "저 너머의 시각"은 우리가 현재 인식하고 있는 현실을 넘어 더 넓은 시야로 통찰력과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가장 사실적인 모습 안에 시간의 자취를 남긴 영원한 존재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또한 마치 우리가 처한 상황만큼 각박한 현실을 투영하고 있다.

그 어느 것 하나 명확하지 않고 불확실성의 연속인 우리를 둘러싼 모든 상황에서 작가는 초연히 멈춰져 있지 않은 움직이는 시공을 다니며 경이롭고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자연에 대해 모든 것을 초월한 그만의 시선으로 영원불변의 한계를 향해 바라보고 있다.

38º27’01.4”N 128º28’05.5”E 2021 Spring 2400x1200 Infrared Achromatic photography Achieving pigment print
38º27’01.4”N 128º28’05.5”E 2021 Spring 2400x1200 Infrared Achromatic photography Achieving pigment print

정치와 경제가 어렵고 힘든 연말연시에 작가가 바라본 초현실적인 풍경은 우리에게 가슴 깊은 위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준다.

박진하

그는 탐험가처럼, 혹은 과학자처럼 산과 바다를 관찰한다. 광학적 데이터를 수집하고 각종 물리적 조건들을 측량하고 감별한다. 자연이라는 시공간적 인과율의 조건적 세계를 분석한다. 트리밍되고 프레임된 풍경은 수많은 기억의 중첩 속에서 자신의 존재적 진실을 드러낸다. 그것은 존재의 수동적인 현현이 아니라 존재 스스로 우리에게 발하는 은밀한 신호이자 무언의 음성 같은 것이다. 그의 역할이란 작위적이고 주관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하나의 장면을 스스로 그러한(自然)’ 상태의 가장 중립적이고 본질적인 상황으로 제시하는 일이다. 절대적이고 확정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대상이나 사건은 없다. 모든 것은 변하고 흘러간다. 움직이며 생성(becoming)한다. 그가 제시하는 이미지의 대상들은 평면적 좌표 위에 고정된 존재(being)로서 있지 않다. 그 대상들은 끊임없이 진동하며 움직이고 있다. 멈춰선 듯 움직이고, 움직이는 듯 멈춰서 있는 그 불확정적인 시공간을 그는 사진술이라는 과학적인 기술을 통해 기록한다. 아니 그려낸다. 만들어낸다.' - 이건수 (미술비평·전시기획)

'박진하는 사진으로 건축을 한다. 그는 유행에 민감한 작가들과는 다른, 말하자면 시류와는 무연한 작가로 자기 확신성을 가지고 미지의 세계에 도전한다. 건축설계로 혹독하게 다져진 성장기의 치열함으로 직관적인 세계에 더욱더 몰입하고 이를 내면적인 평정으로 들어올린 그의 작업 태도에서는 엄격한 규율을 넘어 신앙으로 다져진 종교인으로서 기본자세조차 느껴진다.' - 이경택 (주식회사 도시건축설계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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