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세계 최고 전방위 예술가, 예술가들의 예술가
윌리엄 켄트리지 대표작 시리즈: ‘시빌’, ‘쇼스타코비치 10’

 

[아츠앤컬쳐] (재)GS문화재단(대표이사 박선희)은 GS그룹(회장 허태수)의 지원으로 2025년 4월 24일, 강남구 역삼동 GS타워에 위치한 공연장을 리모델링해 ‘GS아트센터’ 이름으로 개관한다.

GS아트센터는 ‘경계 없는 예술-경계 없는 관객’을 모토로, 여러 장르를 연결한 다층적, 입체적 예술 경험 제공을 통해 “경계 없는 관객”의 요람이 되고자 한다.

예술가들”은 GS아트센터만의 큐레이팅 방식을 보여주는 대표 기획공연 시리즈이다. 매년 장르 경계 없는 작품으로 예술 경험을 확장해 온 2~3인의 전방위 창작가들을 선정하여, 그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집중 조명한다. 2025년 GS아트센터의 “예술가들” 시리즈는 장르 사이 경계를 지우는 대표 예술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각예술가/연출가 ‘윌리엄 켄트리지(William Kentridge)’와 스페인의 안무가 ‘마르코스 모라우(Marcos Morau)’ 작품을 소개한다.

‘시빌을 기다리며’ 공연 장면 ⓒStella Olivier
‘시빌을 기다리며’ 공연 장면 ⓒStella Olivier

 

경계를 지우는 세기의 거장, 시각 예술가/연출가 ‘윌리엄 켄트리지’

오페라 <보체크> 캐나다 초연(토론토), 하우저 앤 워스 갤러리 개인 전시회 오픈(뉴욕), 음악극 <위대한 예, 위대한 아니오> 캘리포니아 초연(샌프란시스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쇼스타코비치 10> 영국 초연(런던), 핸드스프링 퍼핏 컴퍼니와 협업한 인형극 <아프리카의 파우스투스> 30년 만의 리바이벌 공연(케이프타운), 체임버 오페라 <시빌> 아시아 초연(타이페이). 지난 2개월 간, 윌리엄 켄트리지가 유럽과 북미, 아프리카, 아시아를 오가며 선보인 행보를 보면, 장르 경계를 뛰어넘는 넓은 예술 반경을 실감케 한다. 70세 나이에도 여전한 상상력으로 예술가와 관객 모두에게 존경받는 현존하는 세기의 거장. 켄트리지의 예술은 드로잉, 문학, 음악, 연극, 영상, 무용, 인형극 등 다양한 분야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으며, 작품 이면에는 역사와 정치,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에 대해 깊은 성찰이 담겨있다.

 

남아공 인권변호사의 아들로서의 성장 과정과 다양한 학문 배경은 켄트리지의 독창적 예술을 구현하는 토대

윌리엄 켄트리지(William Kentridge), 컨셉/연출 ⓒNorbert Miguletz
윌리엄 켄트리지(William Kentridge), 컨셉/연출 ⓒNorbert Miguletz

윌리엄 켄트리지는 다양한 장르를 흡수해 자신만의 독창적 예술 양식을 선보이는 현존하는 최고의 전방위 예술가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출신으로 1950년대, 백인 우대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가 시행되던 시기, 인권변호사의 아들로 성장했으며, 백인 엘리트로서의 특권과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차별과 폭력 사이의 모순을 생생하게 경험하였다. 그러한 성장배경은 켄트리지 작품의 주제와 표현 방식에 깊이 녹아 있다.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던 켄트리지는 화가가 되고자 예술학교에 입학해 목탄 드로잉과 판화 작업을 시작했다. 이후 프랑스 파리 소재 연극학교에서 극과 신체 움직임을 공부했고, 영화감독 일을 배우기도 했다. 이러한 학문적 배경과 성장 과정에서 겪은 역사적 현실은 켄트리지가 매체와 장르를 넘나들며 독창적인 예술을 구축하는 기반이 되었다. 작품은 각 장르가 독립적으로 작업되는 전통적 작업 방식이 아닌 음악과 극, 시각적 이미지가 처음부터 함께 만들어지는 완전히 새로운 작업 방식으로 한층 더 깊이를 더한다.

여러 매체 중 특히 ‘목탄’은 켄트리지 작업의 핵심 요소로 그의 작품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한 장의 종이 위에서 지우고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시간의 흔적을 담아내는 드로잉 애니메이션 방식을 통해 역사와 기억, 사회와 개인을 모두 담아낸다.

지워진 자국은 영화 속 시간을 짙게 만들 뿐만 아니라, 영화를 만드는 데 들인 날들과 달들을 기록하는 역할도 합니다. 슬로우 모션으로 생각하는 기록이죠." -윌리엄 켄트리지-

 

쇼스타코비치 오페라 ‘코’, 베르크의 ‘보체크’, ‘룰루’의 연출가

'쇼스타코비치 10' 공연 사진 ⓒ William Kentridge Studio
'쇼스타코비치 10' 공연 사진 ⓒ William Kentridge Studio

시각예술계에서 명성을 먼저 얻었지만 켄트리지는 미술가 중 보기 드문 오페라 연출가이기도 하다. 2005년, 메트로폴리탄에서 오페라 <마술피리>를 애니메이션, 설치, 영상, 퍼포먼스 기법을 결합한 총체예술작품의 형태로 연출하며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전통적 무대 공연의 형식을 해체, 재구성하여 올린 쇼스타코비치의 오페라 <코>(2010)와 베르크의 <룰루>(2015), <보체크>(2017)를 통해 시각적, 개념적으로 새로운 오페라를 선보이며 스타 연출가의 반열에 올랐다.

'쇼스타코비치 10' 공연 사진 ⓒ William Kentridge Studio
'쇼스타코비치 10' 공연 사진 ⓒ William Kentridge Studio

이후 켄트리지는 오페라 연출 경험을 바탕으로, 리브레토가 있는 오페라 형식을 차용하되 동시대 이야기와 자신만의 표현 방식이 담긴 독특한 음악극 시리즈를 선보인다. <시간의 거부(Refuse the Hour)>(2012), <시빌(Sibyl)>(2019), <위대한 예, 위대한 아니오(The Great Yes, the Great No)>(2024) 등이 그것이다. ‘체임버 오페라’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들 음악극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여러 사건들과 기억들이 만나고 해체되는 켄트리지 특유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또한, 전형적인 벨칸토 창법의 오페라에서 벗어나, 각 시대와 문화의 특징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방식을 통해 관객이 스스로 다양한 시대적, 문화적 의미들을 발견하고 연결하도록 유도한다.

 

GS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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