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서울 용산구 해방촌 복합문화예술공간 DIAMOND G(다이아몬드지, 대표 최수현)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유망 청년작가들을 소개하는 전시 《Made in China》가 열린다. 전시는 8월 26일부터 9월 23일까지 약 한 달간 이어지며, 김명종·쉬거·주시 세 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사회에서 오랫동안 값싸고 질 낮은 상품을 지칭하던 ‘Made in China’라는 부정적 인식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그러나 세 작가는 그것을 동시대적 맥락 속에서 새롭게 사유하며, 서로 다른 대비와 긴장을 통해 다른 차원의 ‘Made in China’를 제시한다.

김명종은 대언어모형(LLM) 인공지능 시대에, 문자와 이미지의 관계가 어떻게 바뀌어가는지를 탐구한다. 그는 회화적 방법으로 그려낸 나한의 형상과 불교 대장경 이미지를 키보드 위에 전사한 《기보득대장경》을 병치시킨다. 전자는 이미지가 언어처럼 묘사되는 순간을, 후자는 문자들이 중첩되며 이미지로 드러나는 과정을 담아낸다. 이미지와 언어, 언어와 이미지의 대비 속에서 그는 새로운 시대의 예술적 기준을 사유한다.

쉬거의 《Piece of cake》 시리즈는 오래된 보물선의 동전, 시멘트 섬의 공룡, 미노타우로스의 오르골, 양초로 만든 금강역사 등으로 구성된다. 이 기묘한 오브제들은 모두 케이크 조각 같은 형상을 띠고 있으며, 동시에 “piece of cake”라는 표현처럼 ‘쉽고 사소한 것’이라는 의미까지 품는다. 무겁고 그로테스크한 이미지와 가볍고 낭만적인 어휘의 대비를 통해, 그는 예술을 다시 순수함과 가벼움의 차원에서 바라본다.

한편 주시는 수묵을 매개로 한 도시 풍경 속에서 전통과 현대를 교차시킨다. 뿔피리를 드는 남자, 검게 칠해진 건물, 길 위의 의자, 도시의 밤을 가르는 유성은 산수화적 화면 속에 펼쳐지지만, 동시에 다크코미디 만화를 연상시키는 시니컬한 기운을 띤다. 전통적 산수화와 현대적 시니컬 이미지의 대비를 통해, 그는 오늘날 ‘수묵’과 ‘전통성’의 의미를 되묻는다.

세 작가는 각기 다른 방식의 대비를 통해 ‘Made in China’를 새롭게 풀어낸다. 이미지와 언어, 무거움과 가벼움, 전통과 현대라는 긴장은 한때 우스갯소리로 소비되던 ‘Made in China’를 전복하고, 새로운 예술적 사유의 지점으로 제시한다. 특히 김명종, 쉬거, 주시는 모두 중국 최고 예술대학인 중국미술학원(China Academy of Art, CAA, 前 국립예술원) 출신으로, 현재는 동 대학을 포함한 여러강단에서 교편을 잡으며 교육과 창작을 병행하고 있다. 이들은 CAA와 연계된 예술인 커뮤니티 ABI를 기반으로 활발히 활동하며, 동아시아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전시개요;

서울 용산구 해방촌 복합문화예술공간 **DIAMOND G(다이아몬드지, 대표 최수현)**는 한국과 중국의 유망 청년작가들을 조명하는 ‘Made in China’ 3인전을 개최한다. 전시는 8월 26일부터 9월 23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한국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인식되던 ‘Made in China’라는 용어를 새롭게 재해석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아시아 청년 작가들이 각자의 매체와 사유를 통해 ‘Made in China’를 어떻게 다시 생산해내는지를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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