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ls-Udo - Nido di Sella II - Copyright Arte sella
Nils-Udo - Nido di Sella II - Copyright Arte sella

[아츠앤컬쳐] 예술은 늘 현실의 거울이자 반영이며 사회의 경향과 부, 사상, 그리고 최상의 선을 표현한다. 오늘날 현대 예술의 최상의 형태 중 하나는 대지미술(Land art)이라 할 수 있다. 대지미술은 1967년에서 1968년 사이 미국에서 만들어진 현대미술의 한 형태로, 예술가가 직접 자연의 영역에 개입하여 인간과 자연을 깊이 연결하는 방식이다. 현재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와 마시는 물 등 미래 새로운 호모사피엔스의 삶의 터전인 자연을 그대로 보전하는 것이다. 이탈리아에는 예술가와 자연이 만나는 단 하나의 오아시스 같은 공간으로 아르테 셀라가 있다.

아르테 셀라는 트렌티노 알토 아디제(Trentino Alto Adige)의 발 디 셀라(Val di Sella) 지역, 즉 트렌티노 남쪽 마지막 백운석 봉우리 기슭의 절대적인 아름다움이 펼쳐진 곳에 자리한다. 그곳은 예술에 바쳐진 산의 계곡이며 지상의 낙원이라 불린다. 아르테 셀라는 80년대 중반 이미 존재하던 대지미술과 가난한 미술(Arte Povera) 사조를 토대로 태어났으며, 처음부터 인간의 창조 행위와 자연 사이의 복합적인 관계에 관해 관심을 돌렸던 이탈리아 최초의 자연예술 경험사업이었다.

Cedric Leborgne - La donna invisibile-Copyright Arte sella
Cedric Leborgne - La donna invisibile-Copyright Arte sella

이전의 많은 예술적 경험들과는 대조적으로, 예술가와 자연 세계의 급진적인 균형이 창조적 행위 가운데 이루어졌으며, 오로지 향상이나 효과만을 추구하던 것에서 벗어나 인간과 자연이 맺는 과정과 관계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므로 이제 새로운 창조적 표현은 더 이상 인간이 만든 사원이나, 교회 또는 박물관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삶과 자연이 만든 대성소에서 이루어진다.

또한 더 이상 색이나 그림 또는 작품의 형태에 의지한 전통적 조각이 아니라, 자연적 요소인 나무, 흙, 물 등으로 만들어진 작품들로 예술 작품이 형성된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순환 요소로 채워진 아르테 셀라는 예술 작품으로 시작되어 수년 후 자연으로 귀속되는 과정 속에서 삶 자체의 은유를 담는다.

Kengo Kuma – Kodama Copyright Arte Sella
Kengo Kuma – Kodama Copyright Arte Sella

아르테 셀라에 영감을 주었던 근본적인 원칙은 지난 30년 동안의 프로젝트의 변화에도 전혀 바뀌지 않았다.

- 예술가는 더 이상 창조적 행위의 절대적인 주체가 아니다.
- 자연은 옹호되고 개인과 같은 존재로 취급되며 기억의 보루로
해석되어야 한다.
- 생태학과 자연의 관계는 변화하지만 예술 작품은 자연을 지식과
경험의 원천으로 해석한다.
- 작품은 특정 작업 장소의 공간과 시간의 일부이다.

아르테 셀라의 전시는 첫 번째 이후로 2년마다 열렸고 이어서 영구적인 프로젝트로 자연예술 분야의 국제적인 기준점이 되었다. 30년 동안 활동해온 전 세계의 200명이 넘는 각국의 예술가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역사가 되었고 전시의 발자취를 규명하는 데 기여했다. 또한 이탈리아와 해외에서뿐만 아니라 여러 문화기관과의 활발한 협력을 통해 지역, 국가 및 국제 관계의 네트워크가 구축되었다.

John Grade - Reservoir –Copyright Arte sella
John Grade - Reservoir –Copyright Arte sella

아르테 셀라의 설립자이자 예술 감독인 에마누엘 몬티벨러(Emanuel Montibeller)는 위대한 예술적 감수성과 깊은 현실적 비전을 제시하여 수년간 다양한 문화 영역의 팀을 구성하였다. 실제로 아르테 셀라는 미술 작품의 제작에만 국한하지 않고 세계적 첼리스트 마리오 브루넬로(Mario Brunello)에게 음악기관인 ‘푸치네(Fucine)’의 감독을 맡겼다. 또한 무용 부문에서 로베르토 카자로토(Roberto Casarotto)는 중요한 박물관들과 연계하여 ‘댄싱 뮤지엄’으로 순회 공연했다.

더불어 감독 겸 회장인 자코모 비안키(Giacomo Bianchi)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아르테 셀라는 국제적인 건축가 및 디자이너의 작품들과 문학작품을 보유한 유럽의 박물관 중 하나로 인식되었다. 아르테 셀라는 진정한 작업실을 지닌 야외박물관이며 패쇄된 공간의 우피치(Uffizi)와 달리 예술가들은 산에서 시간이 흐르면 자연으로 되돌아갈 작품을 창조한다.

아르테 셀라가 수십 년간 유럽 내에서 독특한 문화와 예술개발의 풍요롭고 생산적인 장소로 인식된 것은 우연이 아니며 이는 본질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음악으로부터 무용, 과학, 철학, 조형미술, 그리고 연극에이르기까지 아르테 셀라는 다양한 방법으로 운영된다. 예를 들어 최근 ‘사고의 본질’이라는 새로운 컨퍼런스는 문학과 철학에 관한 일련의 강의로 우리 시대가 직면한 문제를 다룬다.

아르테 셀라는 미래 세대를 위해 자연 보호의 선의를 실천하는 미술 및 소셜 디자인의 실험실로도 정의될 수 있다. 가장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이 박물관이 유럽의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열려있다는 사실이다. 학생들은 자연 혹은 자연의 요소들과 마주하며 작업장에서 강습에 참여할 수 있으며, 이런 점은 특히 SNS에 시간을 낭비하는데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매우 흔치 않은 기회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방문객들을 매혹시키는 것은 200여 개가 넘는 국제적인 작품들을 감상하거나 전 세계를 대표하는 지식인들의 콘서트나 강연회에 참석하는 것이며, 아울러 자연과 깊은 접촉을 시도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자신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세상을 평화와 관계성의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 또한 자연뿐 아니라 인간과 인간 사이의 소통에 관심을 가지며 궁극적으로는 평화와 새로운 인류, 신 자원과 성장에 대한 이상을 갖는 것, 이 모든 것들이 아르테 셀라에서는 가능하다.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예술가 중 한 명인 앤디 워홀(Andy Warhol)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구를 소유하고 망치지 않는 것이 여러분이 바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예술의 형태입니다.”

번역 | 길한나 백석예술대학교 음악학부 교수

글 | 로베르토 파시 Basera Roberto Pasi
Journalist, Doctorate Degree University of Siena(Literature, Philosophy, History of Art with honors), Study at Freiheit Unverisität Berlin, Manager at Osho Resort, Poona In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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