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u de La Butte Montmartre, Paris
[아츠앤컬쳐] 파리에는 산이 없다. 몽파르나스 타워나 에펠탑 전망대에 올라 시내를 내려다 보면 드넓은 수평선이 아스라이 펼쳐져 있다. 평지보다 좀 높게 보이는 곳은 몽마르트 언덕뿐이다. 알려진 대로, 몽마르트란 3세기 중엽- 250년 참수형을 당한 파리의 첫 주교 생 드니를 기념하기 위한 ‘순교자 martyre의 언덕’이란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이곳에서 19세기 후반 20세기 초반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 고난을 딛고 그들이 살아낸 삶을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켰고 아직도 그들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몽마르트 언덕을 오르는 데는 여러 거리들이 있다. 이곳의 와인농장 앞 삼거리에 노르뱅 거리(Rue Norvins)를 걷다 보면 피카소가 자주 찾았던 르 콩슐라(Le Consulat)와 멀리 사크레쾨르 대성당 돔이 보인다. 가난한 연인들의 슬픈 이야기가 주제인 니콜 키드먼과 이완 멕그리거가 주연한 영화 '물랭루즈' 무대이기도 한 곳도 보인다.
르삑거리(Rue Lepic)에서 몽마르트 쪽으로 향하면 좌측으로 눈에 뜨이는 빨간 카페가 사람으로 북적인다. 몽마르트의 분홍색 레스토랑 라 메종 호제(La Maison Rose)는 프랑스 근대 여류화가 수잔 발라동과 그의 아들 위트릴로가 살았던 집으로 드라마 ‘파리의 연인’ 촬영지이기도 하다.
몽마르트 언덕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중 한 곳인 몽마르트 박물관(Musée de Montmartre)이 있다. 1930년대 예술가 프란시스코 폴보의 주창으로 조성된 몽마르트 포도원(Vignes du Clos Montmartre)이 있는데, 이곳에서 생산되는 와인 클로 몽마르트는 매년 10월에 포도경작을 축하하고 시음하는 축제 ‘페트 데 방당주’가 열리고 있다. 몽마르트에는 지나간 역사의 질곡과 잔영이 여기저기 드리워져 있어 인간과 역사, 삶과 예술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이 언덕에 올라 다사다난한 이야기들로 가득 찬 한 해의 삶을 반추해 본다.
글·그림 | 정택영
프랑스 파리 거주, 화가
프랑스조형예술가협회 회원
www.jungtakyo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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