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앤컬쳐]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매혹적인 수상도시로 곤돌라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베니스 영화제와 베니스 카니발, 그리고 베니스 비엔날레가 유명하다. 그리고 베네치아 무라노 섬의 유리 공예 역시 세계 최고이다. 산마르코 광장에서 바포레토(Vaporetto)를 타고 40여 분을 가면 세계 최고라는 베네치아 유리의 산실인 무라노에 도착한다.
유리공예가 처음으로 무라노 섬에 전해진 것은 982년경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 전역의 왕실과 귀족들로부터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게 되면서 장인들이 이 외딴 섬으로 모이게 되었는데 한동안 왕실은 무라노 유리공예 기술이 누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장인들을 섬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관리하기도 했다. 당시 탈출을 시도하다 목숨을 잃은 사람도 수백 명에 달했다고 한다. 무라노 유리공예는 아직도 입으로 불어 만드는 전통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무라노 유리 제품으로는 관광객을 위한 기념 소품에서 부터 유리 화병, 시계, 귀고리 등 액세서리, 대형 샹들리에 같은 조명기구까지 다양하다.
지난 7월 13일, 이탈리아 대사관저에서 이탈리아 유리공예 작가 로렌쪼 파시(Lorenzo Passi)를 처음 만났고 그 후 갤러리 일상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다시 만났다. ‘회상, Reminiscence’이라는 주제로 열린 전시회는 작가가 도시의 매립지를 돌아다니면서 수집한 금속 폐기물에 베네치아 무라노 전통 유리공예 기법으로 유리를 불어 작품을 만들었다.
‘회상’은 물체를 통해서 기억한 경험을 자신이 필요한 차원으로 승화시키고, 작품이 예술적 가치뿐 아니라 지속적인 관찰의 대상이 되고 사고와 비평의 매개체가 되길 바라면서 우리에게 가장 근본적인 물음인 욕망과 상처, 자유와 제약, 기억과 공허, 현실과 추상, 결핍과 행복에 대해서 생각해 보길 바라는 의미에서 주제로 선정했다고 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유리조형작가 이규홍과 이탈리아의 조반나 마르콜로(Giovanna Maroccolo)가 공동으로 전시 기획을 맡았다. 로렌쪼 파시는 현재 무라노 섬에 거주하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다시 한 번 그의 작품을 한국에서 만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Lorenzo Passi was born in Milan in 1985 and studied at the “Francesco Arcangeli” Art Institute in Bologna. At the age of 20, he started his Murano apprenticeship in the well-known Glass Art workshops of Archimede Seguso and Oscar Zanetti. He moved to Finland to continue his studies at the “Nuutajärven Lasikouli” and to experiment on combining various materials such as glass and wood, and glass and metal. After his return to Italy, he moved to Venice and continued working in Murano under Maestro Giovanni Nicola, heir to Maestro Archimede Seguso.
글 | 전동수 발행인
음악평론가, 대한적십자사 미래전략특별위원, 코러스나우 상임 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