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빛 찬연한 영혼과 휴식이 머무는 마을
콜롬비아의 대표적인 문화유적지 바리차라(Barichara)는 이 지역 구아넨따(Guanentá)에 사는 원주민들의 방언 바이야찰라(Baiachala, 휴식의 땅)에서 유래된 이름이며, 인구 6천 명의 작은 도시다. Francisco Pardilla에 의해 계획된 이 도시의 건축물은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스타일에 가로세로 11개의 길로 되어 있으며 어디서나 카메라로 멋진 순간을 포착할 수 있다.
바리차라로 가는 길은 보고타에서 상힐(San Gil)을 거쳐 직접 갈 수도 있지만 부카라망가를 거쳐 가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해발고도 1,800m의 판치(Panchi)를 향해 70~80개 커브 길을 굽이굽이 오를 때 내려다보이는 치카모차(Chicamocha)계곡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깊고 웅장하며 평생 경험하기 힘든 장관을 이룬다. 빠나치(Panachi)를 지나면 전통공예품으로 유명한 꾸리티(Curiti)와 상업도시 상힐을 만나게 되며 길 주변으로는 조류 친화적인 커피농장들이 늘어서있다.
바리차라 주택은 대부분 100년 이상의 고택으로 대부분 600㎡ 대지 위에 200㎡ 가량의 규모다. 보통 전면은 가리고 황토와돌로 벽을 세우고 내부에는 정원이 있으며 반드시 산을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햇볕이 잘 들도록 설계되어 내부 온도는 항상 6℃ 이하를 유지한다. 바리차라의 호텔들은 이러한 전통가옥을 개조한 모습이다. 이 도시 설계자의 후손인 유명 사진작가 Pedro Serrano, 콜롬비아 첫 여의사 Georgina Ballesteros 그리고 산탄데르 출신 첫 대통령 Aquileo Parra의 집에서는 당시 부유층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산타바바라(Santa Babara) 성당은 1751년에 지은 두 개의 탑과 높이 5m, 지름 70cm의 10개의 돌기둥(십계명을 의미)으로 만들어진 로마네스크양식 건축물이다. 1705년 농부가 발견한 동정녀 석상의 터 위에, 제단과 천장 그리고 바닥이 동정녀의 성결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어 가톨릭 신도들의 방문이 줄을 잇는다. 바리차라에는 이 밖에도 성모 마리아 축일 성당(Inmaculada Concepción), 나무 조각 제단으로 유명한 San Antonio, San Lorenzo Martir 등 3개의 가톨릭 성당이 있다. 독특한 건축구조의 이 성당들은 1978년 콜롬비아 정부가 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고 가톨릭이 국교인 콜롬비아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바리차라에서는 산타바바라 예배당 옆 Jorge delgado sierra 야외 조각공원과 함께 콜롬비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묘지 몸폭스(Mompox)는 묘비에 새겨진 돌조각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를 지나 엘 살토 델 미코(El Salto del Mico)에 올라서면 수와레즈(Suárez)계곡과 Serranía de los Yariguies 국립공원의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장관이 또 다시 눈 앞에 펼쳐진다. 원주민들이 걷던 구아네(Guane)까지 약 9km의 길 Camino Real에는 돌담길과 다양한 아열대식물의 군락이 형성되어 있으며 안데스산맥의 평온한 정취가 스며있다. 구아네 박물관에는 수백만 년 된 화석이 있다.
또한 바리차라에서 출발하여 구아네를 거쳐 상힐 자파토카(San Gil Zapatoca)에 이르는 열대 우림의 렌게르케 트레일(Lengerke Trail)은 이끼가 끼고 열대우림의 수목들이 원 상태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마법의 횡단길(Magic Crossing)에 다름없다.
바리차라의 전통요리 중에 콜롬비아 산탄데르 주만의 독특한 식용개미 요리(Hormigas Culonas)가 있는데 날개를 떼고 양념을 하여 먹으며 머리와 다리를 떼고 주문할 수도 있다. 이 요리는 원주민 방언으로 “Coprico”인데 신부를 위한 음식이라는 뜻으로 신혼부부가 바리차라에 오면 반드시 신부에게 접대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래서 산탄데르 여성은 근면 성실하고 용감한 반면 힙(hip)이 다른 지역 여성보다 크다는 속설이 있다.
이 밖에도 소갈비, 돼지다리와 옥수수를 넣어 끓인 Mute, 숯불에 구운 옥수수 전병 Arepa 그리고 달걀, 치즈 및 쌀과 같이 양념을 넣어 염소 피와 내장으로 만든 Pepitoria가 있다. 전통 음료인 Chicha는 너무 많이 마셔 취하지 않기를 바란다.
바리차라는 푸른 하늘 아래 황토벽 주택가 그리고 자갈로 된 황동색 길로 평안함과 안락함을 주며, 일몰 후 밤하늘을 비추는 은하수 아래 반짝이는 자갈 위로 침묵과 명상시간을 갖기에 완벽하다.
글 | Jackeline Rodriguez
콜롬비아 동부여행자협회(Anato Oriente) 회장, UNIBELIER여행사 설립자 겸 대표이사

